젊은 인문학도들의 학계현실 고발 역사학대회 사전 행사로 첫 진행
2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열린 ‘제60회 전국역사학대회’에서 신진 인문학 연구자들이 한국 학계의 문제점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전국역사학대회협의회 제공
2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관 국제원격회의실.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까지 신진 인문학 연구자 50여 명이 자리를 메웠다. 이들은 자신의 삶과 비슷한 이야기에 박장대소를 터뜨리기도 하고, 때론 한숨을 같이 내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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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크게 지적된 것은 한국 학계의 고질적인 갑질 문화와 노동력 착취였다. 연구와 상관없는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기 힘든 대학원생들의 열악한 환경이 결국 한국 인문학의 경쟁력을 갉아먹는다는 비판이다.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국가장학금을 받으려면 4대 보험을 가입해선 안 된다. 제대로 된 사업장에서 아르바이트조차 할 수 없다. 그나마 학회 간사, 조교라도 하면 다행이다. 하지만 최저임금을 지킨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이 구조와 시스템은 오랫동안 변하지 않을 것이다.”(인문학 박사 과정 B 씨)
이날 토론자로 나선 신정욱 전 동국대 대학원총학생회장(30)은 “대학원생을 단지 ‘학생’으로 규정하면서 신진 연구자들의 활동 대가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연구자들이 연구 노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상응하는 정당한 보상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학계에 만연한 ‘순혈주의’와 성차별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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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