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비즈니스리뷰 선정 ‘세계 100대 CEO’에 20위로 이름 올려
25일 HBR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세계 최고의 성과를 낸 100대 CEO’ 중 1위는 의류업체 자라(ZARA) 모회사로 유명한 스페인 인디텍스의 파블로 이슬라 회장이 차지했다. 한국 기업인으로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20위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기업 중 일본 헬스케어기업 시스멕스(18위)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인 경영자로는 2013년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3위), 정몽구 현대차 회장(6위) 이후 4년 만에 서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HBR는 서 회장을 ‘끊임없이 혁신을 이뤄온 경영자’라고 평가했다. HBR와 공동평가를 맡은 프랑스 경영대학원 인시아드의 마이클 재럿 교수는 “서 회장은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는 창업가적인 기질이 있다. 신시장을 이해하는 통찰력,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현실화하는 추진력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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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회장이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 미국 에스티로더의 파브리치오 프레다 CEO(25위), 프랑스 로레알의 장폴 아공 CEO(87위)보다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에 대해 화장품 업계는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K뷰티’의 선봉에 선 아모레퍼시픽의 혁신과 서 회장의 리더십이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올해 취임 20주년을 맞았다. 1997년 태평양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계열사 구조조정을 단행해 화장품 산업 하나에 집중했다. 사업 분야를 좁히는 대신 해외로 눈을 돌려 사업 영토를 확장했다. ‘선택과 집중’을 한 결과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
기업 규모도 커졌다. 서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직전 해인 1996년 매출액은 6462억 원. 지난해 매출은 6조6976억 원으로 20여 년 사이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522억 원에서 1조828억 원으로 약 21배로 올랐다. 1996년 94억 원에 불과했던 수출액은 2016년 1조6968억 원으로 181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이번 평가에서 ‘공부하는 경영자’의 면모가 혁신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나나 폰 베르누트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디렉터는 “독서와 명상을 즐기고 평소 호기심이 많은 서 회장의 습성이 장기적 성공을 이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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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CEO 중에서 재무성과만 따지자면 1위는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다. 인디텍스가 18위, 아모레퍼시픽은 98위다. 하지만 환경, 사회 공헌도, 기업 투명성 등을 평가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항목(심사의 20% 차지)에서 전체 순위가 갈렸다. 자세한 내용은 11월 1일 발행되는 HBR 한글판에 실린다.
김현수 kimhs@donga.com·정민지 기자
※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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