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전 대통령부속비서관
검찰이 정호성 전 대통령 부속비서관(48)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한 가운데, 정 전 비서관이 최후 진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만큼 비극적인 사람이 또 있겠느냐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워했다.
검찰은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업무상비밀누설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의 범행으로 국정에 대한 신뢰가 뿌리째 흔들렸다"며 정 전 비서관에게 이같이 구형했다. 정 전 비서관은 국정농단 사태 과정에서 최순실 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은 공판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포괄적·개괄적 지시에 따라 청와대 문건을 최 씨에게 유출한 사실을 시인하는 등 범행을 모두 자백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문건을 최 씨에게 유출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 전 비서관은 최후 진술을 통해 "우리 정치 사회에서 박 전 대통령만큼 비극적인 사람이 또 있겠느냐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며 "대통령을 더 잘 모시지 못한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문건 유출을 부인하는 건 아니다. 국정운영을 조금이라도 잘 해보려고 하나하나 직접 챙기는 대통령을 더 잘 보좌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실수들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 뜻을 헤아리고 받드는 과정에서 과했던 점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게 특별히 잘못됐다든가 부당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이 자기 지인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건 얼마든 할 수 있는 통치의 일환이라고 생각했다. 과거 대통령뿐 아니라 다른 나라 정상들도 흔히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를 위하고 대통령을 위해 열심히 일한 것이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했던 최순실 씨의 행동들과 연계돼 지금 이 상황까지 오게 됐다"며 "정말 통탄스러운 일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어쩌겠나. 이 또한 운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 전 비서관의 선고는 오는 11월 15일 오후에 내려질 예정이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