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에게 물린 후 급성 패혈증으로 숨진 한식당 한일관 대표 김모 씨(53·여)의 혈액에서 ‘녹농균’이 검출됐다. 감염 경로가 불분명 한 상황에서, 원인을 제공한 개를 안락사 시켜야 할지 말아야 할 지를 두고 논쟁이 뜨겁다.
이와 관련해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중인 노영희·백성문 변호사는 양측 입장을 대신해 견해를 밝혔다.
안락사 입장 측인 백 변호사는 “개의 생명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게 사람의 생명권, 사람의 건강권이다. 관리 잘못한 사람한테 책임을 물으면 되지라고 하는데, (사람이)무슨 책임을 지나? 처벌도 굉장히 미약하다”며 “최시원 씨 가족 같은 경우는 아예 처벌 안 받는다. 이분이 최초에 물려서 다친 것까지만 책임을 지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관리를 제대로 안 한 사람한테만 책임을 묻고 사람을 문 개가 돌아다닌다면 피해자 가족 입장에서는 어떻겠나? 피해자 김 씨 가족이 합의를 해 주면서 ‘이 개의 처분에 관련해서는 최시원 씨 가족의 양심에 맡긴다’는 표현을 썼다”고 강조했다.
이에 백 변호사는 “관리 안 한 사람에 책임을 묻는다고 가정을 하고 그 개는 한번 사람 물면 사람을 또 무는 습성이 있다. 사람을 처벌해서 벌금형을 받건 했다 하더라도 그 개는 계속 사람을 물 가능성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 관리자만 책임 지라고 하는 것은 너무 순진한 생각이다. 현장에서 사람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 되면 실제로 개를 사살한다. 그것과 그 이후에 안락사시키는 것하고 뭐가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노 변호사는 “한 번 문 개가 또 문다는 것은 공식적으로 연구된 게 없다. 그걸 전제로 사실로 깔고 얘기 하면 안 될 것 같고, 오히려 개는 경험이나 학습을 잘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학습하게 되면 그런 무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다”며 “안락사 시키기 전에 예방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