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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석달, 거침없는 ‘워너원’… 밀리언셀러 기록까지 만드나

입력 | 2017-10-25 03:00:00

리패키지 앨범 23일부터 예약… 음반 판매순위 단숨에 5위권
15개 브랜드 광고모델로도 활약… ‘브로마이드 사니 향수’ 농담도




가수 워너원. 동아일보DB

데뷔 후 단 3개월 만에 밀리언셀러가 될 수 있을까.

최근 가요계 태풍의 핵으로 떠오른 엠넷 ‘프로듀스 101’ 출신 그룹 워너원 이야기다. 워너원은 다음 달 13일 미니 1집 리패키지(repackage) 앨범 ‘1-1=0(Nothing without you)’을 낸다. 23일 예약판매를 개시하자 음반 판매 전체 순위 5위권 내로 치고 들어왔다. 8월 낸 앨범은 선주문 양만 50만 장, 전체 판매고는 72만 장을 넘긴 바 있다. 워너원 신드롬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100만 장 돌파가 꿈만은 아니란 얘기도 나온다. 이뤄질 경우 이미 밀리언셀러를 달성한 엑소, 방탄소년단에 이어 가요계 남성그룹 ‘빅3’임을 확증하게 된다. 워너원은 데뷔 당시 쇼케이스 무대로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빅뱅, 엑소, 방탄소년단에 이어 한국 가수로는 네 번째로 매진시킨 바 있다.

○ 리패키지의 한계… 제2의 ‘으르렁’ 나올까

신작이 온전한 새 앨범이 아닌 리패키지 음반이어서 지난번에 비해 판매고가 줄 것이란 예측도 있다. 워너원의 신작은 8월 초 낸 데뷔앨범에 3개의 신곡을 추가하고 포장을 달리한 음반이다. 지난 앨범보다 단가도 올랐다. 인터넷 음반 쇼핑몰 기준 1만4900원에서 1만6300원으로 9%가량 뛰었다.

그러나 리패키지가 늘 보너스 음반 성격에 머무는 건 아니다. ‘으르렁’의 전례가 있다. 엑소는 2013년 리패키지 앨범에 실린 3개의 신곡 중 하나인 ‘으르렁’을 크게 히트시킴으로써 불과 두 달 전 낸 원음반을 뛰어넘어 밀리언셀러를 달성한 바 있다. 이후 리패키지 앨범은 아이돌 음반 시장의 보편 공식이 됐다. 신곡으로 한 번 더 활동하며 음원과 행사 수익을 챙기는 한편으로 팬덤의 충성도를 통해 원래 음반의 뼈대를 한 번 더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브로마이드 사니 향수 주더라’

의류, 인형 등 워너원 관련 상품과 광고 시장 열기도 여전하다. 현재 워너원 자체 공식 상품만 20여 종, 팬이나 기업이 만든 비공식 상품까지 합치면 50종 이상이 나와 팔리고 있다. 트레이닝복 세트, 스티커, 봉제인형, 보조배터리, 에코백, 피규어 등 다양하다.

워너원은 15개 브랜드 모델로 활약 중이다. 아이돌 그룹의 전통적 강세 상품인 음료(롯데칠성), 교복(아이비클럽), 치킨(멕시카나)뿐 아니라 커피(한국야쿠르트 콜드브루), 맥주(하이트), 화장품(이니스프리), 모바일 결제 서비스(삼성페이)까지 상품 스펙트럼이 넓다. 방송 덕에 30, 40대 이상의 팬층 유입도 많았던 까닭이다. 향수를 구매하면 브로마이드를 끼워 주는 이벤트에 ‘워너원 브로마이드를 사면 향수를 준다’는 우스개가 나올 정도로 판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우후죽순…‘101’ 파생 그룹도 난입

‘프로듀스 101’ 출신들의 동반 선전도 관심사다. ‘101’ 파생 그룹들이 요즘 우후죽순처럼 쏟아진다. 가요기획사들이 프로그램에서 상위 11위에 들지 못한 연습생들을 그룹에 끼워 잇달아 데뷔시키는 것이다. JBJ, 레인즈, MXM, 뉴이스트W, 더보이즈, 용국&시현 등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뉴이스트의 경우 2012년 데뷔해 한때 100석짜리 팬 사인회 응모도 미달될 정도로 인지도가 낮았지만 ‘101’ 출연 뒤 발매한 음반이 20만 장 넘게 팔렸다. 한마디로 상전벽해”라고 했다. 파생 그룹이 쏟아지면서 8월 엠넷 가요 프로그램 ‘엠카운트다운’ 1회분에만 21명의 ‘101’ 출신 멤버가 출연하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이후에도 가요 프로 내 ‘101’ 출신 포함 그룹 출연 비율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유지하고 있다.

하반기 ‘101’ 파생 그룹의 총합 밀리언셀러는 이미 가시화됐다. 워너원 단일 그룹이 아니더라도 구구단, 위키미키, 프리스틴 등 시즌1 출신 여성 파생 그룹까지 ‘101 군단’을 전부 합치면 화력이 상상을 초월한다.

우려도 나온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워너원은 해산 직전(내년 말), 나머지 그룹도 최소 올해까지는 ‘101’ 후광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가요기획사에서 각 멤버의 고유한 개성과 능력을 발현시킬 장기적 기획 대신 ‘101’ 열풍에 편승한 단타성 기획에만 치중한다면 연습생 개개인은 연예 수명이 단축되고 가요 시장 전반에는 아이돌 피로도가 급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희윤 imi@donga.com·조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