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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안이 벙벙” “장난질 멈춰라”… 안철수의 직설화법

입력 | 2017-10-17 03:00:00

짧고 간명한 화법으로 변화… 연일 문재인 정부 비판 목소리 키워
당내선 “지지율 도움안돼” 우려도



사진 동아DB


문재인 정부를 향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최근 화법이 주목받고 있다. 5·9대선 때 안 대표가 힘 있는 저음 발성을 구사해 화제가 됐는데 이번엔 안 대표가 던지는 메시지가 짧고 간명해졌다는 평가다.

안 대표는 16일 당 최고위원-중진위원 연석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유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어안이 벙벙하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라는 논어 말씀이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딱 이 반대로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14일에는 문 대통령을 향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따라하기”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13일 민주당의 연정 제안에 대해 “정말 한마디만 하겠다. 장난질 멈추십시오”라고 말했다. 11일엔 문재인 정부를 향해 “무능 파노라마를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최근 안 대표는 당내 회의를 주재하거나 발표를 할 때 발언과 메시지가 분명해졌다는 게 국민의당 내부의 평가다. 안 대표의 한 측근은 “대선 TV 토론과 전당대회 경선 토론을 거치면서 점점 업데이트되고 있는 것 같다”며 “누군가의 조언보다는 본인의 의도가 반영된 변화”라고 했다. 당 대표 취임 직후 안 대표는 끊었던 술을 다시 마시며 당내 화합과 소통에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장은 “대선 때 안 대표가 너무 장황하게 설명하려다 메시지 전달에 실패한 측면이 있었다”며 “간결한 화법은 메시지 전달에 용이하다”고 평가했다. 기업인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직설적이고 단순한 화법을 구사한다는 평을 받는데, 화법을 놓고 보면 오히려 안 대표가 트럼프를 닮아가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당내에선 안 대표가 연일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집권 반년이 지나지 않은 문재인 정부를 연일 비판하는 게 지지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앞두고 있던 8월 “한두 달 내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면 지방선거는 해보나마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국민의당 지지율은 4.5%(리얼미터 자료)로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렀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