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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포수 양의지 PO싹쓸이 위해 열공

입력 | 2017-10-17 05:30:00

두산 양의지. 스포츠동아DB


‘좋은 포수가 없는 팀은 우승 할 수 없다.’ 야구가 있는 곳이라면 리그를 불문하고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말이다. 두산이 2015~2016시즌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든든한 배경에는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30)의 존재가 컸다. 그는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시즌 20홈런을 칠 수 있는 빼어난 타격 실력과 함께 리그 최정상급 투수 리드 능력을 갖춘 특급 포수다.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NC의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에 두산 야수 대표로 참가한 양의지는 평소보다 훨씬 진지했다. 강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미디어데이에서 빠지지 않는 레퍼토리 중 하나가 양 팀 감독과 대표 선수에게 ‘시리즈가 몇 차전에서 끝날지’ 묻는 것이다. 6명의 참가자가 동시에 자신이 생각하는 최종전을 손가락으로 펼치며 기념 촬영을 한다. 이벤트성이 강하지만 감독이 생각하는 전망, 선수들의 자신감 등이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날 김경문 감독과 모창민, 임창민 등 NC 참석자는 모두 손가락 다섯 개를 펼치며 치열한 5차전 승부를 예상했다. 객관적인 전력, 마운드의 체력적인 측면에서 앞서는 두산 김태형 감독도 손가락 다섯 개를 펼쳤다. 양 팀 감독 모두 상대 팀에 대한 예의도 함께 표현한 셈이다. 유희관은 손가락 네 개를 펼쳤다. 그러나 양의지는 손가락 세 개를 들어올렸다. 싹쓸이로 완승을 거두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PO 예상을 묻는 질문에 두산 유희관과 양의지가 손가락을 펼치고 있다. 잠실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양의지는 NC가 가장 경계하는 두산의 핵심 전력이다. 기동력을 강조하며 한 베이스를 더 진출해 경제적인 득점을 올리는 NC의 공력 루트에 맞설 수 있는 정상급 포수다. 임창민은 “두산의 강력한 선발진을 이끄는 양의지가 경계대상 1호다. 양의지가 어떤 리드를 하느냐에 승패가 걸렸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준PO를 보면서 공부를 많이 했다”는 짧은 말로 만반의 준비를 끝냈음을 내비쳤다. 이어 “발이 빠른 박민우를 잘 막아야 한다. 어렵게 승부하려다 보면 대량실점을 당하는 것 같다. 공격적인 투구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프로야구는 치열한 정보전이다. 많은 스태프가 상대 팀 전력분석에 공을 들인다. 그러나 상대 타자와 승부 때 그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포수의 역량에 달렸다. 양의지는 데이터를 그라운드에서 해석하고 적용하는데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 김태형 감독도 “NC 타자 중 박민우가 가장 위협적이다. 양의지가 잘 막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3전 전승을 예고한 양의지와 NC 타자들의 3년째 계속되는 가을야구 승부는 17일 오후 6시30분 잠실 1차전에서 시작된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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