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솔로-5회 스리런 연타석 대포 준PO 4차전 롯데 7-1 승리 수훈… NC와 승부 15일 5차전까지 끌고 가
그라운드를 질주하던 롯데 손아섭의 입에서 간절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좌중간을 향해 날아가던 타구는 그의 말처럼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경기의 흐름을 한순간에 롯데로 가져온 3점 홈런이었다.
홈런임을 확인한 순간 손아섭은 관중석과 더그아웃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전날 내린 비 때문에 하루를 쉰 뒤 1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롯데-NC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은 손아섭의 독무대였다. 롯데는 이날 4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의 특급 활약을 펼친 손아섭을 앞세워 NC를 7-1로 꺾고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로 만들었다.
자칫 가라앉을 뻔한 팀 분위기를 살리려는 의도였다. 효과는 컸다. 그날 6-13으로 대패하며 시리즈 전적에서 1승 2패가 된 롯데는 벼랑 끝까지 몰렸다. 하지만 선수들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롯데 관계자는 “손아섭의 홈런 세리머니 후 조용하던 더그아웃이 축제장으로 변했다. 고참 선수건 어린 선수건 가리지 않고 모두 하나가 돼 파이팅을 외쳤다”고 말했다.
4차전을 앞두고 손아섭은 자신의 큰 액션에 대해 “쉽게 지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이날 다시 한 번 롯데 벤치를 축제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팽팽한 0의 행진이 이어지던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손아섭은 NC 선발 투수 최금강의 바깥쪽 높은 직구를 밀어 쳐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겨 버렸다. 소중한 선취점이었다. 2-1로 간발의 리드를 지키던 5회초 2사 1, 2루에서는 “제발∼”이라는 간절한 외침과 함께 좌중월 3점 홈런을 쳤다.
손아섭이 물꼬를 트자 동료들도 홈런으로 화답했다. 이대호와 전준우는 각각 6회와 7회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이번 시리즈 첫 홈런을 신고했다. 경기 최우수선수(MVP)는 당연히 손아섭의 몫이었다. 롯데 선발 투수 린드블럼은 8이닝 동안 11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5안타 1실점으로 잘 던져 승리 투수가 됐다.
창원=이헌재 uni@donga.com·강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