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미끼 비싼폰 구매유도 탓도… 정치권 “보급폰 늘려 선택권 넓혀야”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의원이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자료를 인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기준 국내 단말기 평균 판매 가격은 514달러(약 58만4520원)로 해외의 197달러에 비해 2.6배 높은 수준이다.
이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갤럭시 S시리즈나 LG G시리즈, 애플 아이폰 등 프리미엄폰 위주로 형성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해외 시장의 프리미엄폰과 중저가폰의 비중을 보면 4 대 6 정도로 중저가폰이 더 많고 중고폰 구매자나 선불요금 가입자가 주로 쓰는 ‘유틸리티폰’ 판매량도 프리미엄폰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국내 시장은 프리미엄폰 비중이 80%에 달하며 유틸리티폰 유통도 활발하지 못하다.
광고 로드중
이 같은 현상은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 제조사에 관계없이 나타났다. 삼성의 국내 판매 가격은 해외의 2.2배, LG는 1.9배 수준이었다. 애플의 경우 1.06배에 불과하지만 단말기 평균 판매 가격은 700달러대로 가장 높다. 국내 판매 가격이 130만∼160만 원대가 될 것으로 보이는 ‘아이폰X’ 등이 향후 출시되면 평균 판매 가격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100만 원이 넘는 단말기가 속속 등장하면서 통신요금보다는 단말기 가격 때문에 체감 가계 통신비가 높게 느껴진다는 인식도 있다. 만약 삼성 갤럭시 노트8(256GB)를 구매해 월 4만6200원 요금제에 2년 약정으로 가입한 뒤 25% 선택약정할인을 받으면 월 통신료는 3만4560원이지만 단말기 대금은 월 5만2250원이 청구된다.
정치권에선 가계 통신비를 낮추기 위해 단말기 가격을 인하하고 중저가폰 거래를 활성화할시킬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근 분리공시제나 단말기 완전자급제 등 입법이 활발한 이유다. 변 의원은 “가계 통신비 인하는 통신서비스요금 인하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혔다”며 “저가의 단말기 보급을 확대해 단말기 선택권을 넓히고 저렴한 단말기를 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