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의 이중생활
범행 동기 여전히 침묵 딸 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이모 씨가 8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중랑경찰서로 돌아가고 있다. 범행 후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몸을 잘 가누지 못해 휠체어를 탔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 살인 혐의 등 불리한 질문 땐 무반응
이날 서울 중랑경찰서는 피해자 김 양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끈으로 목을 강하게 조를 때 생기는 상처가 다수 발견된 점 등을 근거로 경부압박 질식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김 양이 야산에서 나체 상태로 발견됐지만 성폭행당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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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이 씨가 범행 직후 유튜브에 ‘김 양이 약을 잘못 먹고 숨졌다’고 주장했는데 그런 상황이라면 바로 병원에 알리는 게 당연한데도 시신을 감췄다”며 살인 혐의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김 양이 지난달 30일 이 씨의 서울 중랑구 자택에 딸 이 양과 함께 들어가 이튿날 시신으로 나오기까지 집을 오간 사람이 이 씨뿐이었다는 사실도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이날 이 씨와 이 씨의 도주를 도운 혐의로 박모 씨(35)를 모두 구속했다. 박 씨는 3일 오후 3시경 영월에 시신을 버린 뒤 서울에 도착한 이 씨 부녀를 도봉구 은신처까지 차로 태워다 준 혐의다. 박 씨는 이 씨가 자주 가던 카센터 직원이며 동갑내기 친구로 지내던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 ‘생활고’라더니…외제차 몰며 ‘이중생활’
피의자 이모 씨는 5월 25일 인터넷 중고 거래 장터에 ‘수입 브랜드 차량에 쓰이는 그릴과 브레이크 패드 등을 묶어 100만 원에 판다’는 글을 올렸다. 인터넷 카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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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지난달 5일 서울 중랑구 5층 자택에서 투신자살한 이 씨 부인 최모 씨(32)가 평소 이 씨에게서 학대를 받은 정황이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팔꿈치과 무릎 아래를 제외한 전신에 문신이 있었으며 허벅지 안쪽에 여성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최 씨 몸에 이 씨와 비슷한 문양의 문신이 있었다”며 “문신이 반강제로 새겨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예윤 yeah@donga.com·권기범·최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