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대화론에 트위터로 면박 “北과 대화할 시기 아니다” 메시지… NYT, 틸러슨 사임 가능성 제기 일각 “美, 中 압박위한 투트랙 전략”… 中도 ‘계산된 엇박자’ 의심의 시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올린 트위터 내용.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대화 노력을 ‘시간 낭비’라고 표현하며 대북 압박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직접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로이터통신은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은 북한과 협상할 시기라고 믿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드러내지 않는 현 시점에선 대화보단 제재와 압박으로 북핵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를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강조했다는 것이다. 또 다음 달 방중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에 방점을 찍은 기존 북핵 해법에 혼선을 빚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장을 틸러슨 장관에게 날린 것으로도 풀이된다.
실제 백악관은 틸러슨 장관의 대화 채널 발언을 두고 공식적으론 언급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국무부에 문제를 제기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 제기된 ‘굿캅(좋은 경찰) 배드캅(나쁜 경찰) 역할 분담론’을 두고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배드캅 역할을 했는지 궁금해하는 평론가들이 있지만, 자신의 국무장관을 공개적으로 깎아내린 걸 보면 그렇지 않은 것”이라며 “이번 일로 틸러슨이 장관직을 얼마나 더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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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선 이번 ‘트럼프-틸러슨’ 엇박자 파문이 중국을 초강경 대북 제재에 동참시키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적인 ‘투 트랙’ 전략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 정부 당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對中)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투 트랙’ 활용 빈도를 의도적으로 높여 간다고 최근 우리 정부에 답답함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 외교 관계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오락가락’ 메시지를 해석하기 어렵다고 수차례 토로했다”며 “트럼프의 ‘돌발 발언’ 정도로 인식하던 중국이 얼마 전부터는 중국을 겨냥한 고도의 정치적 접근으로 이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국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도 “중국 정부를 움직이려면 확실히 강경책 일변도보다 ‘기대와 실망’을 동시에 전달하는 게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