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창작가무극 ‘꾿빠이, 이상’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꾿빠이, 이상’. 등장인물 주변을 에워싼 객석의 관객들은 흰색 데드마스크를 쓴 채 관람한다. 서울예술단 제공
김연수 작가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긴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꾿빠이, 이상’을 한 줄로 정리하자면 이렇다.
객석 입장부터 여느 공연과 달랐다. 단원들은 입장을 위해 한 줄로 늘어선 관객 100여 명에게 이상의 데스마스크 소품과 흰색 봉투를 나눠줬다. 극장 입구에서 무대까지 이어지는 긴 통로 사이를 배우와 관객이 뒤섞여 걷는데, 곳곳에서 ‘한 사람의 마지막 얼굴을 보러 가네’라는 대사가 들린다.
광고 로드중
공연은 객석과 무대의 경계가 없는 ‘이머시브’ 형태다. 초반 10여 분 동안 관객들은 무대 한복판에 선 채 앞뒤좌우로 이동하며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극이 시작되고 18분이 지난 시점에 배우들은 관객을 한쪽 객석으로 안내했고, 그때부터 앉아서 관람할 수 있었다.
줄거리는 원작과 결을 달리한다. 창작가무극에선 이상이 죽은 뒤 자신의 얼굴을 찾고자 오감도 1호 속 ‘13인의 아해’, 자신의 애인이었던 금홍, 주변의 문인인 김기림 박태원 변동림 김유정 등을 찾아 자신의 존재를 묻는 과정을 그렸다. 무대를 100% 활용한 것은 신선했으나 지나치게 움직임이 많은 동선이 산만한 느낌을 준다. 일부 대사와 노래가 관객에게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점도 아쉬웠다. 30일까지 서울 중구 CKL스테이지. 1544-1555 ★★★(★5개 만점)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