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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나를 물다니”… 여친 반려견 우산으로 때려죽여

입력 | 2017-09-25 03:00:00

“몇대 때리니 죽어” 단톡방에 글… 경찰, 동물학대 혐의 30대 입건




지난달 27일 오전 5시경. 서울 강북구 주택가에서 개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냥 개 짖는 소리가 아니었다. 소리가 계속되자 일부 주민은 집 밖으로 뛰어나오기까지 했다.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소리가 나는 집을 찾았다. 집 안에는 7kg가량 나가는 프렌치불도그 한 마리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호흡은 거의 멈춘 상태였다. 반려견 주변에는 휘어진 우산대가 버려져 있었다. 현관문 우유 투입구도 산산조각이 났다. 경찰은 반려견을 동물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죽었다.

경찰 조사 결과 30대 남성 A 씨가 여자친구 집에 홀로 있다가 반려견이 자신을 물었다는 이유로 우산으로 심하게 때린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학대방지연합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반려견 사체 부검을 의뢰한 결과 반려견의 온몸에 피하출혈이 있었다. 간 파열도 심각해 일부가 자궁 안쪽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A 씨는 반려견을 죽인 후에도 대수롭지 않은 듯 생활했다. 게임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모바일 메신저 단체 채팅방에 “사고로 여자친구네 강아지를 죽여 버려 (게임) 캐릭터를 정리하고 게임을 접어야 할 것 같다”며 “어이가 없네요. 사람이 물려서 몇 대 때렸다고 죽었는데 사람이 (보상을) 해야 한다니”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A 씨를 동물학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