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은 “기업이 적자를 내고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큰 죄를 범하는 것”이라며 기업의 책임을 틈만 나면 강조했다. 학창 시절에 레슬링선수였던 이건희 회장은 “레슬링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원동력이 됐다”고 회고한 바 있다. 1995년 이 회장이 품질 결함 애니콜 휴대전화를 불태우지 않았다면 오늘 삼성 스마트폰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 도요타자동차 역대 사장 11명 중 6명이 오너다. 온라인 뱅킹과 모바일 결제, 디지털 송금으로 혁신 서비스를 고객에게 선보인 인도 최대 은행인 HDFC의 아디트야 푸리,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휩쓴 알리바바의 마윈,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도 모두 강력한 리더십을 가졌다.
▷진화 속도가 빠른 산업에선 빠르고 통 큰 결단을 해낼 오너십을 갖춘 지도자가 전문경영인보다 낫다.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의 일본 도시바 메모리 인수합병(M&A)은 최태원 SK 회장의 결단과 뚝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자동차는 오너의 기업가 정신과 장기적인 안목, 과감한 투자 결정 없이는 탄생할 수 없었다.
최영해 논설위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