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현 핀란드 동물복지연구소 연구원
이번 파문은 양계장에서 진드기 같은 해충을 퇴치하기 위해 살충제를 사용하면서 일어났다. 그런데 개방형 농장에서 사육되는 가금류들은 이러한 기생충뿐만 아니라 살모넬라나 캄필로박터균과 같은 해로운 미생물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크다. 일각에서는 가금류가 외부에서 사육되면 흙 목욕 등을 통해 진드기를 퇴치할 수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개방형 농장에서 사육되는 육용계에서도 외부 기생충과 진드기는 발견된다. 가금류에서 흔한 질병으로 콕시듐이 있다. 이 질병의 원인인 원생 기생충은 사실상 가금류가 사육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존재하기 때문에 동물 복지형 농장의 가금류에게도 똑같이 위협이 된다. 이 질병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을 시작으로 가금류에 예방용 백신의 사용이 금지되고 있는 추세다.
동물 복지형 농장의 산란계들은 건강 면에서 닭장에서 길러지는 것보다 일부 나은 점이 있기도 하다. 또한 스트레스를 줄임으로 인해 면역력을 강화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생충과 미생물 등에 의해 전파되는 질병의 위험 요소들은 관행 농장과 마찬가지로 동물 복지형 농장에서도 그대로 존재하고, 오히려 방사형 농장의 경우는 위험 수준이 더 높을 수 있다. 따라서 질병 관리를 위해서는 농가 내에서 발생한 유해 물질을 통제하고 외부에서 유입되는 위험 요소들을 전방위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역체계를 갖추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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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현 핀란드 동물복지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