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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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41)의 갈색 눈동자가 갑자기 반짝였다. KBO 400홈런, 한일통산 600홈런 등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한 없이 겸손하고 신중한 ‘국민타자’는 23년 전 자신의 프로 첫 경기에 대해 말하며 흥분했다. “대통령이 오셔서 시구를 하고 수많은 관중의 함성이 들리고. 얼마나 긴장했던지 한 경기 만에 체중이 4㎏이 줄었습니다. 믿기지 않지만 진짜입니다.”
이승엽은 3일 프로야구선수로 잠실에서 두산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KBO의 역사가 되고 있는 다섯 번째 ‘이승엽 은퇴 투어’였다. “경기를 앞둔 선수들에게 10분, 20분은 굉장히 중요한 시간인데 또 이렇게 폐를 끼치게 됐다”는 이승엽에게 잠실과 두산에 얽힌 특별한 추억을 물었다.
-아직 LG와 경기가 남아있지만 잠실 두산전은 이제 마지막이다. 잠실구장에는 어떤 추억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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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시구. 동아일보DB
이승엽은 9회초 류중일 전 감독의 대타로 출전해 LG 영구결번 투수 김용수 전 중앙대 감독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쳤다. 프로 첫 안타였다. 그날 경기는 야구를 사랑했던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시구를 했다.
-잠실 첫 홈런도 궁금하다.
“사실 잠실은 홈런 타자에게는 매우 불리한 곳이다. 경기장이 워낙 크다. 그러나 관중이 많고 열정적 응원이 있어서 행복하고 짜릿했다. 첫 홈런은 데뷔 시즌 OB 박철순 선배를 상대로 때린 것 같다(기억은 정확했다. 7월 23일 OB전 6번 1루수로 출전해 3회초 박철순을 상대로 3점 홈런을 기록했다). ‘이렇게 큰 구장에서 홈런을 칠 수 있구나’ 그런 자신감이 생기는 순간 이었다”
삼성 이승엽.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잠실에서 한국시리즈 우승도 해봤고 준우승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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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