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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걸]‘소비 트렌드 리더’로 부상한 다이소, 소비자 자발적으로 상품 홍보해주는 이색 문화 눈길

입력 | 2017-08-29 03:00:00


《요즘 소비자들은 똑똑하다. 평범한 상품도 자신만의 독특한 사용법을 더해 다양하게 활용하고 자신의 소통 도구인 SNS,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한다. 이런 소비 트렌드의 중심에 쇼핑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다이소가 있다.
별다른 상품 광고 없이 소비자들의 입소문만을 통해 상품이 품절되는가 하면, 소비자들의 아이디어로 멋진 D.I.Y 상품이 새롭게 탄생되는 다이소만의 핫한 쇼핑 트렌드를 살펴보았다.》


일상을 편리하게 하는 가성비 높은 상품들이 가득해 주부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던 다이소의 인기가 젊은이들에게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20대 전문 연구기관인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선정한 ‘2016년 20대가 가장 사랑한 생활용품 브랜드’ 1위를 차지한 것.

다이소에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수만 가지의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과 합리적인 가격, 접근성 등이 꼽힌다. 젊은 층이 즐겨 찾는 쇼핑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며 ‘다이소 개미지옥’, ‘다이소 탕진잼’, ‘다이소 털이범’ 등 다이소 쇼핑을 둘러싼 다양한 신조어도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신조어를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다이소 상품을 색다른 방법으로 활용하거나 D.I.Y를 거쳐 재창조하는 사례를 공유하며 인기 상품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창구를 통해 일명 ‘대박’ 상품을 자발적으로 만드는 다이소만의 독특한 소비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이소 또한 소비자들의 피드백에 민첩하게 반응하며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소비자의 자발적 입소문으로 대박 상품 만들어내

지금까지 다이소의 성장을 견인한 최대 요인은 가성비와 상품력이다. 최대 5000원을 넘지 않는 가격에 폭넓은 상품군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하지만, 최근 다이소는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제품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활용하고 공유하는 신나는 놀이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1만 9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인 네이버 밴드 ‘다이소 털이범’을 꼽을 수 있다. 이곳에서는 다이소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쇼핑 인증샷을 남기거나, 매장에서 발견한 재미있는 상품들을 서로 공유한다. 회원들은 적극적으로 상품의 성능에 관해 질문 또는 칭찬하면서 저마다의 ‘인생템’을 추천한다.

이 과정을 통해 다이소 대박 상품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다이소 네트망이 대표적이다. 셀프 인테리어 붐을 타고 SNS에 여러 개의 네트망을 이어 붙여 만든 간이 울타리나 선반, 수납용 바구니, 티테이블까지 다양한 D.I.Y 아이디어가 소개되며 입소문을 탔다. 애묘인들 사이에서는 고양이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현관에 설치하는 방묘창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공유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3월 다이소가 출시한 전자레인지 라면 용기 역시 이용 후기로 인해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라면과 스프를 넣은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넣기만 하면 손쉽게 라면이 끓여지는 제품으로 완성한 라면을 찍어 올린 사진이 트위터에 공유되며 판매가 175%나 뛰었다.


상품명이 아닌 애칭으로 불리며 입소문이 난 제품들도 있다. ‘똥퍼프’라는 친근한 별명으로 품절대란을 겪은 조롱박형 화장 퍼프와 스펀지 표면의 분홍색 줄무늬로 인해 ‘맛살 퍼프’로 불리는 삼각형 마블 NR 퍼프가 그것.



다이소 약통, 다시백 등 소비자들의 색다른 활용법 공유로 화제 모아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색다른 활용법을 공유하며 트렌드 아이템으로 등극한 제품들도 다양하다. 가성비 높고 다양한 다이소 상품에 아이디어를 더하거나 조금만 품을 들이면 비용을 크게 절약하는 동시에 만족도 높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활용 아이디어가 더해지며 입소문난 제품 중 하나는 다이소 약통이다.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이 다이소 약통을 물감 팔레트로 활용하는 방법을 공유하고, 유튜브에서는 섀도 정리함, D.I.Y 새학기 필통 등 사용 방법을 알려주며 인기 상품이 됐다.

다용도 스텐 끝칼과 주방용품인 다시백 활용법 역시 화제가 됐다. 다용도 스텐 끝칼은 반죽을 자르기 위한 상품이지만, 여성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메이크업 팔레트로 쓰인다. 뷰티 유투버가 다용도 스텐 끝칼 위에 화장품을 덜어 쓰는 사용법을 소개하면서부터다.

주방용품인 다시백도 소비자들의 손을 통해 뷰티용품으로 재탄생했다. 식재료를 넣어 육수를 내는 작은 주머니가 휴대용 퍼프를 보관하는 주머니로 탈바꿈한 것이다. 다시백은 통풍이 잘 되면서도 퍼프 표면에 이물질이 묻는 것을 방지해 퍼프 주머니로 각광 받고 있다.


다이소 상품을 활용해 20만원 대가 넘는 카메라 제습함을 직접 제작하는 아이디어도 소개되고 있다. 다이소 습기제거제와 스펀지, 밀폐용기 등 총 5천원을 들이면 제작 가능하다.


소비 트렌드 반영한 다이소 상품 생산으로 열풍 이끌어

다이소 역시 소비자들이 만드는 문화에 동참하며 브랜드의 성장 원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디자인 상품을 수집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봄봄 시리즈’부터 ‘러브밍고 시리즈’, 디즈니 마스킹 테이프까지 아기자기한 문구용품을 출시하고 SNS를 통해 ‘다이소 열일(열심히 일하다는 뜻의 신조어)’ 등 키워드를 생산하며 제품이 품절될 정도로 열풍을 이끌었다.

다양한 쓰임새가 돋보이는 다이소 대박상품 네트망


요즘 다이소에서 파는 상품을 구성해 강아지용 코담요를 제작하는 방법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공유돼 반려견 가정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코담요는 강아지의 후각 발달을 돕는 놀이 도구. 기존 5만 원이 훌쩍 넘는 코담요는 다이소 네트망이나 욕실용 발판에 부드러운 극세사 천, 컬러행주 등을 묶는 방식으로 총 1만원 안팎으로 만들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다이소 홍보실 안웅걸 상무는 “최근 다이소 털이범 등 SNS를 통해 쇼핑 후기를 공유하며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다이소 상품 홍보에 나서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며, “좋은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다이소의 강점을 살리면서, 앞으로도 빠른 피드백을 통해 소통에 적극 힘쓰겠다”고 전했다.


글/이지은(생활 칼럼니스트)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