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농업박람회 개막]4차산업혁명과 결합된 농업
25일 ‘A FARM SHOW(에이팜쇼)―농림식품산업 일자리 박람회’에서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제시됐다. 관람객들은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기업들이 마련한 부스에서 ‘4차 산업혁명’이 적용된 첨단 농업기술을 직접 체험했다. 농업을 기반으로 한 유망 일자리와 ‘6차 산업’으로 진화하는 새로운 농촌의 현재와 미래 모습도 만나볼 수 있었다.
○ 스마트폰으로 원격 온실 관리
스마트 축사 25일 ‘2017 A FARM SHOW’에 참석한 관람객들이 스마트 축사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이 소의 위장 안에는 소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바이오 캡슐이 있다.
“음매∼.” 박람회 1층 제1전시장에선 이날 간간이 우렁찬 소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녹음된 것이 아니라 실재하는 소가 내는 소리였다. 이 소에는 몸속에 체온과 주변 온도를 측정하는 길이 10cm, 지름 2.5cm의 바이오 캡슐이 들어 있다. 축사 옆 모니터에는 소의 고유번호와 성별, 번식 경험 여부와 부위별 체온 그래프가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실시간 가축 질병 관리 시스템 ‘라이브케어(LiveCare)’를 개발한 김희진 유라이크코리아 대표는 “농장주는 SK텔레콤 통신망을 이용해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으로 언제 어디서든 소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랙터 시승 관람객들이 박람회장 채용관에 마련된 한 부스에서 트랙터를 시승해 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농림축산식품부와 관련 공공기관들도 ‘4차 산업혁명관’에서 첨단 농업기술을 소개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파종로봇을 선보였다. 정경숙 농업기술실용화재단 팀장은 “자동화 시스템을 이용하면 노동력이 절감되고 모종의 품질도 20∼30%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한국임업진흥원은 산림 병해충 피해를 관측하는 드론을 선보였다. 양종열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실장은 “지난해 첨단기술을 도입한 농가들의 생산량은 27.9% 늘었고 노동시간은 9.7% 줄어들었다”며 “농업 첨단기술 도입이 필수인 시대가 곧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 농업은 새로운 일자리의 요람
귀농·귀촌 준비는 이렇게 관람객들이 귀농·귀촌관 충남 부여군 부스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미래 유망 직업관’에서는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직업들이 소개됐다. 화훼를 이용해 심리 치료를 돕는 원예치료사, 공간을 꾸미는 화훼가공디자이너, 플라워 코디네이터 등이다. 이들을 양성하는 연암대 부스에는 대학 진학을 앞둔 중고교생 관람객이 몰렸다. 권혜진 연암대 화훼디자인계열 교수는 “김영란법(청탁금지법)으로 타격을 입은 화훼 농가도 살리고, 체계적인 교육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 채소의 영양 정보 등을 연구해 건강한 식생활을 돕는 채소 소믈리에, 관광 콘텐츠로서의 농촌 문화를 기획하는 팜파티 플래너, 곤충 체험학습장을 조성·관리하는 곤충전문 컨설턴트 등과 같은 이색 직업에도 중고교생들은 많은 관심을 보였다. 대학생 김인화 씨(22·여)는 “전공을 살리면서 미래 전망도 밝은 유망 일자리를 알게 돼 유익했다”며 만족해했다.
손가인 gain@donga.com·황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