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파동에 ‘안심 먹거리’ 부상
윤가영 헬로네이처 서비스총괄(CSO)은 “살충제 검출이 안 된 것으로 확인된 후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일부 계란은 빠르게 품절됐다. 판매 농가별 살충제 검출 여부와 산지 현황, 사진 등이 상세히 나오니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먹을거리 불안이 커지자 친환경 유기농 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고급 식품 전문점은 오히려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기존 대형마트도 동물복지 축산물 비중을 확대하는 중이다. 2011년 이후 구제역, 친환경 농산물 부실 인증 사태,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살충제 계란 파동까지 겹치면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광고 로드중
위축되던 친환경 농식품 시장이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부터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친환경 농식품 유통 기업의 매출액은 1조47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8.9% 늘었다. 매장 수도 2015년보다 1.5% 늘어났다.
유통업계에서는 친환경, 유기농, 프리미엄 식품을 판매하는 전문점, 생활협동조합, 온라인몰 등이 확대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점 1위 업체인 초록마을은 2002년 마포 1호점을 시작으로 2004년 100호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기준 매장 수는 460개에 이른다. 초록마을 관계자는 “과일처럼 유기농 농사가 어려운 상품도 있어 모든 제품을 친환경 제품으로 운용하긴 어렵다. 다만 자체적으로 한 번 더 검사하고, 상품 정보를 최대한 알리면서 30대 젊은 엄마들이 주로 찾는 점포가 됐다”고 했다.
컨설팅업체 AT커니와 온라인몰 쿠팡을 거친 박병열 대표가 2012년 창업한 헬로네이처는 매년 매출이 300%씩 성장하고 있다. 2015년 설립된 마켓컬리는 2년 만에 월 매출 40억 원을 돌파했다.
광고 로드중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PK마켓 경기 하남점을 시작으로 동물복지 돼지고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이마트 성수점, 용산점, 양재점, 역삼점 등 10개 점포로 확대했다.
100g당 2830원으로 일반 삼겹살 판매가인 2600원보다 8.8% 비싸다. 비싸도 매출은 상승세다. 2017년 2분기(4∼6월) 동물복지 돼지고기 매출은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65.7%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의 동물복지 및 프리미엄 식품 수요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 차이가 너무 크면 잘 안 팔린다. 동물복지 닭고기는 일반 닭보다 40%가량 비싸다 보니 판매가 부진해 더 이상 매장에서 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