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하루아침에 세계 7위의 선사가 파산을 하니 파장은 일파만파이다. 한진해운뿐 아니라 이에 물려 있는 회사와 근로자들은 다른 일을 찾아야 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 해운사의 신뢰도가 떨어져 물건을 맡기지 않을뿐더러 경쟁사들이 한진해운이 키워 놓은 파이를 나눠 가져 버렸다. 가뜩이나 조선업계가 세계적 불황에 죽느냐 사느냐며 갑론을박하고 있는데 업계 1위 해운업체의 파산은 그리 쉽게 볼 일이 아니다.
한진해운의 참사 이후 최근 뒤늦게 14개의 선사가 힘을 모아 한국해운연합으로 규모를 키웠다. 서로 다른 스케일을 가지고 있지만 노선과 선복 등의 교환과 협력으로 운영원가를 최적화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여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포부다. 그러나 이들의 갈 길 역시 쉽지 않다. 월등한 규모를 가진 선사가 다른 선사를 위해 얼마만큼 자신의 시장을 공유할지, 또 이권 앞에서 2인자, 3인자 간의 합리적인 협력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제재가 미미한 한국해운연합의 규정으로 이들 선사를 통제하기도 어려울 테고, 탈퇴가 자유로워 핫 노선과 신규 노선의 이권 문제로 이탈하는 선사를 막을 길도 없다. 정부는 이들의 자발적인 구조조정에 한해 손실보상금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과연 자발적 조정이 어느 정도까지 이루어질지 또한 강제력 없는 구조조정에 국가적 사명감의 파워가 설득력이 있을까.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