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19일만에…1000만 관객 실어나른 ‘택시운전사’ 흥행 비결
① 배우 송강호
올해 첫 1000만 영화로 기록된 ‘택시운전사’의 촬영 현장. 배우 송강호(오른쪽)를 비롯해 토마스 크레치만, 유해진, 장훈 감독 등이 촬영 화면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쇼박스 제공
② 담담한 연출
‘택시운전사’는 서울에서 광주로 내려간 택시운전사와 독일인 외신기자라는 두 외부인의 시선을 빌린다. 덕분에 그간 피해자 입장에서 5·18민주화운동을 다뤘던 영화들과 달리 비교적 객관적인 시선에서 차분한 톤으로 영화가 전개된다. 5·18을 겪지 않았던 10대는 물론 영화관을 잘 찾지 않는 50대 등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개봉 초부터 폭넓은 관객을 확보한 것도 이 때문이다.
CGV리서치센터가 개봉 초반(2∼9일) 조사한 관람객 연령대를 보면 10대(4.1%)와 50대(10.0%)의 비중이 같은 기간 CGV 전체 평균치(각각 3.9%, 9.1%)보다 높았다.
정지욱 평론가는 “소재가 이미 충분히 비극적인 만큼 담담하게 보여주되 영화의 메시지는 분명하게 만든 점이 관객을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는 “‘택시운전사’는 군함도 덕에 1000만 영화 중 유일하게 스크린 독과점 잡음이 없는 영화가 됐다”며 “특히 군함도의 흥행 속도가 2주차에 크게 더뎌지며 큰 파이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청년경찰’(9일)에 이어 ‘혹성탈출: 종의 전쟁’(15일), ‘장산범’(17일) 등이 속속 개봉했지만 코미디와 공포 등 장르가 확연히 달라 표를 뺏는 경쟁 관계보다는 동반 흥행을 통해 전체 관객 수를 늘리는 모양새다.
더불어 개봉 한 달 전부터 전국 일주 시사회를 열어 관객들과 호흡한 마케팅 전략도 주효했다. 주요 포털사이트에 ‘별점 테러’가 쏟아진 군함도와 달리 초반부터 좋은 입소문이 나며 관객들의 예매를 이끈 것. 배급사 쇼박스 측은 “시사회에 온 관객들이 개봉 전부터 높은 평점을 주고 ‘선플’을 달아주는 등 유난히 관객들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