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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본인 확인’ 구멍… 명의 도용 대출 속출

입력 | 2017-08-21 03:00:00

배우자-손자 등이 몰래 소액대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에서 가족의 명의를 도용해 입출금 계좌를 만들거나 대출을 신청한 사건이 발생했다. 간편함을 내세운 비대면 본인 확인 서비스가 영업 개시 약 한 달 만에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입출금 계좌가 개설됐다는 신고가 10건 접수됐다고 20일 밝혔다. 모두 배우자나 자녀, 손자가 배우자나 부모, 조부모의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거나 대출을 받은 것이다. 이 중 상당수는 도용한 명의로 소액 대출을 받아 피해 규모는 약 1000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에서는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신분증 사진을 촬영한 뒤 본인 명의의 타행 계좌를 통해 인증을 하면 입출금 계좌를 만들 수 있다. 또 카카오뱅크 대출 상품 중 한도가 300만 원인 ‘비상금 대출’은 별도 소득 증빙 절차 없이 대출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할아버지 통장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손자가 할아버지의 신분증과 휴대전화를 갖고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가입부터 대출 신청까지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카카오뱅크 측은 “가족 간에 발생한 일인 만큼 대출금 약 1000만 원은 해당 명의의 가족이 상환할 예정”이라며 “대출을 실행할 때 문자메시지(SMS)를 활용하는 등 본인 인증 절차를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영업을 시작한 지 넉 달 이상이 지난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에서는 명의 도용 신고가 아직 한 건도 없었다. 다만 은행 이용자가 타인에게 본인의 계좌와 비밀번호를 넘겨준 사례가 20여 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