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봉사단 학생-교직원 59명… 시골 초등학교 지붕 등 보수공사 사흘째부터는 교육봉사 구슬땀… 태권도 가르치며 한국 문화 전파
가톨릭대 국제봉사단원들이 라오스 콕너이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치아 모형으로 올바른 양치질법을 가르치고 있다. 가톨릭대는 1997년부터 매년 여름방학에 아시아 빈곤국가의 학교를 찾아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톨릭대 제공
이 광경을 본 경기 부천시 가톨릭대 국제봉사단 소속 학생과 교직원 등 59명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교실을 비롯해 학교 구석구석을 말끔히 청소한 뒤 지붕 보수공사를 시작했다. 한낮 수은주가 섭씨 40도 이상 오르는 폭염에 봉사단원의 이마에는 비지땀이 흘러내렸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바쁘게 손을 움직였다. 낡은 지붕은 걷어내고 튼튼한 기와를 얹었다. 균열이 진 벽은 벽돌을 새로 쌓고 시멘트를 발랐다. 페인트도 새로 칠했다. 석진욱 씨(25·생명공학 4학년)는 “숨이 막힐 것 같은 더위에 교실을 보수하는 일이 무척 힘들었지만 그것보다 열악한 교육환경에 마음이 더 아팠다”며 “달라진 교실을 보고 좋아할 학생들을 떠올리며 교실을 수리했다”고 말했다.
10일간 봉사활동을 펼치러 이날 도착한 봉사단은 이틀 동안 학교 보수공사를 마무리하고 사흘째 되는 날 교육봉사에 들어갔다. 이 학교 재학생은 280여 명. 절반 이상은 부모가 별다른 직업이 없거나 그저 끼니를 해결하는 정도의 농사를 짓는 가정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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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봉사단원이 학생들에게는 처음 본 외국인이었고 통역을 거쳐야 했지만 그림 그리기와 종이접기 같은 흥미를 끄는 수업을 진행하면서 이들은 서서히 친숙해졌다. 바람개비와 에어로켓 만들기, 행성 그리기를 통해 기초과학 지식을 전달했다. 태권도를 가르치자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봉사활동의 마지막 날 마을 주민들과 함께 운동회를 하려고 했지만 폭우가 계속 내려 취소됐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이 봉사단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라오스에 불교가 들어오기 전부터 시작된 전통의식 바치(Baci)를 보여줬다. 상대방의 건강과 안전을 빌어주고 ‘인연을 끊지 않고 이어 간다’는 의미로 하나로 연결된 실을 잘라 서로의 손목에 묶어줬다.
서툰 한국어 발음으로 봉사단원의 이름을 부르며 “고맙습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건네는 학생도 많았다. 임소진 씨(19·인문학부 1학년)는 “처음에 학생들에게 먼저 인사를 해도 외면하던 학생들이 수업이 계속되자 손을 내밀고 달려와 안길 때 아주 행복했다”며 “내년에는 교실 바닥에 타일을 깔아주려고 다시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