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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뷰스]100세 시대,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입력 | 2017-08-14 03:00:00


이수창 생명보험협회 회장

생명보험은 불시에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위험에 대비하게 함으로써 국민의 안정적 생활을 지원하는 산업이다. 사망·상해사고를 집중적으로 보장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질병, 노후, 출산, 자녀 건강 등 일상의 다양한 위험도 생명보험이 해결해준다. 뿐만 아니라 생명보험 산업은 유입된 자금을 운용함으로써 자본 시장에 활력을 주고 국가인프라 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 기업에 대한 투자, 고용 창출 등을 통해 경제 성장에도 직·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지난 60여 년간 금융 산업의 중심축으로서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주도해 온 국내 생명보험 산업은 위기 극복과 혁신을 바탕으로 지금은 수입보험료 기준 세계 7위, 보험침투도 기준 세계 6위 수준의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 이제 그 규모에 걸맞게 생명보험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선택의 문제가 아닌 중요한 시대적 흐름으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신정부 출범과 함께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제시되고 있다. 안정적인 노후생활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연금의 단계적 확대를 비롯해 치매 환자에 대한 국가 지원 강화, 국민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본인 부담의 상한선 인하 등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에 관한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그러나 국가채무의 가파른 증가와 불투명한 세수 확보 등 재원 마련 문제가 여기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행정자치부 등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700만 명에 이르고, 65세 이상 1인당 연평균 노인의료비 지출 규모는 357만 원으로 비(非)노인의 4.3배에 육박한다. 게다가 노인빈곤율(47.7%)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2.1%)의 4배 수준으로 회원국 중 1위다. 결국 국가가 국민 생활, 건강, 질병, 노후 등 생애주기 전반의 위험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개인 스스로가 부족한 부분을 준비해 나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생명보험 산업의 역할 강화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다. 생명보험업계는 그간 공공부문을 보완하는 사회안전망의 한 축으로서 행복수명 캠페인 등을 통해 자발적 노후준비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홍보해 왔다. 또 고령화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자 국내외 연금제도와 헬스케어 서비스 등을 연구하고, 자발적 노후준비 문화 확산을 위한 정책 제안에 힘써 왔다.

정부의 관심과 정책 지원도 필수적이다. 비록 정부가 전적으로 국민의 노후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국민 스스로가 안정적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적연금 상품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 등은 그 사례가 될 수 있다. 국민들이 노후에 빈곤층으로 빠지는 걸 막고 미래소비의 주역으로 기여할 수 있게 한다면 정부로서도 중장기적인 재정 절감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일인불과이인지(一人不過二人智)’라는 말이 있다. ‘한 사람은 두 사람의 지혜를 넘지 못한다’, 즉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도 함께 고민하면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국민 스스로가 자신의 건강과 노후에 관심을 갖고 준비할 제도적 기반을 조성하고, 그에 적합한 산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정부와 생명보험업계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이수창 생명보험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