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 고조]北 ‘괌 포위사격’ 구체적 위협
○ 도발 준비 상당 부분 마쳤을 가능성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10일 보도를 보면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이용한 포위사격 계획은 초 단위까지 적시되는 등 전례 없이 구체적이다. 4발을 동시 발사할 것이라면서 사거리는 3356.7km, 비행시간은 1065초, 탄착 지점은 괌 주변 30∼40km 해상이라고 적시했다. 일본 시마네현, 히로시마현, 고치현 상공을 통과할 것이라며 비행경로까지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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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3월 ‘스커드-ER’ 4발을 동시 발사해 비슷한 지점에 떨어뜨렸다. 4개의 미사일이 동시에 화염을 뿜는 장면을 공개해 도발 효과를 극대화하고 미리 설정한 탄착 지점을 향해 자유자재로 미사일을 쏠 수 있다는 기술력까지 과시한 것. ‘화성-12형’으로도 이런 효과를 거두려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발표를 근거로 역계산하면 미사일 발사 지역은 함경남도 신포 일대일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에서 4발의 방위각을 조금씩 달리하는 방식으로 발사한 뒤 괌 코앞에 떨어지게 할 것으로 보인다. 연료만 더 채워 사거리를 늘리면 미사일 연쇄 발사로 괌을 ‘족집게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 할 것이란 분석이다.
○ 대응 공격 명분 없애려 ‘안전판’ 마련할 듯
동시에 북한은 외교적 ‘안전판’을 마련하는 교묘함도 보였다. 탄착 지점을 통상 해안선에서 약 22km(12해리)까지인 영해가 아니라 그 문턱인 괌 주변 30∼40km의 공해상으로 발표한 것. 공해를 향한 통상적인 미사일 시험발사로 보이도록 해 미국의 대응 공격을 막아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화성-12형’이 일본 상공을 통과할 때는 영공 최대 고도인 100km를 훌쩍 넘어 일본도 요격에 나설 명분이 마땅치 않다.
이 때문에 북한의 괌 포위사격에도 별다른 군사적 대응조치를 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군 관계자는 “공해상에 미사일이 떨어졌을 때 보복 공격을 결정하는 건 전쟁도 불사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괌 지역은 벌써부터 북한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조지 차퍼로스 괌 국토안보 고문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괌은 앤더슨 기지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보호받고 있다. 북한 미사일이 사드 방어망을 뚫을 가능성은 0.0001%”라고 말했다.
○ 충돌 직전 극적 대화 모색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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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효주 hjson@donga.com·신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