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여름 음식 ‘가스파초’.
요나구니 스스무 일본 출신·‘오 키친’ 셰프
동네 단팥죽(젠자이)을 파는 가게에서는 얼음을 갈아 단팥과 ‘모찌’를 위에 얹고 여러 가지 색깔의 과일시럽을 뿌려주었다. 일본 전 지역에서 흔히 젠자이를 주문하면 따듯한 단팥죽을 주지만 오키나와에서는 당연히 찬 빙수를 얘기한다.
한국의 팥빙수, 일본의 긴토키라는 녹차빙수, 필리핀의 바오빙, 중국의 할로할로, 하와이 특유의 빙수 그리고 요즘엔 우유나 생과일을 그대로 얼린 것을 갈아 시럽과 단팥, 모찌에 코코넛과 리치까지…. 여러 가지 열대과일과 견과류 등이 더해져 갈수록 고급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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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스치는 사워수프라고 해서 동유럽에서 만들어졌다. 따뜻하거나 차게, 고기 생선 야채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비트를 사용해 만든 수프이다. 익혀서 간 비트를 시원하게 만든 후 사워크림과 딜을 넣어 먹는다. 진한 핑크색 비트에 하얀 사워크림을 얹으면 굳이 먹어보지 않아도 시원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한국인에게 삼계탕은 또 다른 이야기인 것 같다. 아이들이나 외국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말은 “시원하다”이다. 먹으면서 흘러내리는 땀의 양을 생각하면 평소에도 땀이 많은 나로서는 겁부터 난다. 의학적으로도 이런 뜨거운 음식들이 장기를 보호하고 혈액순환을 도와주며 식욕과 에너지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땀을 배출시키면서 몸의 열기를 낮춘다니 이열치열의 효과가 대단한 것 같다.
땀 얘기하다 보면 한국의 달콤하면서 매운 요리들도 빼놓을 수 없다. 뜨거운 열기 또는 매운 고추로 인한 열기가 차가운 음식을 먹는 것보다 열을 내리는 데 더 효과적이라 한다. 한국의 여름은 냉면과 매운 요리들 그리고 삼계탕까지 모든 해답을 제시하는 것 같다.
투명하고 깊이 우러나는 육수에 쫄깃한 메밀면, 진하고 깊은 맛을 내주었던 고기 두 점, 달콤하고 아삭한 배, 반쪽 난 달걀까지…. 한국의 여름밤을 영원히 기억하게 해주었다.
요나구니 스스무 일본 출신·‘오 키친’ 셰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