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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찾아오겠다는 문무일 검찰총장과 ‘신경전’

입력 | 2017-08-07 03:00:00

문무일, 성완종 게이트때 홍준표 기소 악연… 정당대표 예방때 홍준표 생략 ‘감정 골’
7일 방문 타진… 홍준표측 “일정 안맞아”




여름휴가를 마치고 7일 당무에 복귀하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이번 주에 문무일 검찰총장을 만난다. 문 총장은 ‘성완종 게이트’ 사건 때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홍 대표를 기소한 악연이 있다. 지난주 문 총장이 여야 대표를 만나면서 홍 대표를 생략해 일각에서는 ‘홍준표 패싱(건너뛰기)’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홍 대표 측은 6일 “한국당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한 장관급 인사에 대해서는 면담 요청이 오면 만나겠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초 문 총장이 7일 예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홍 대표 측에서는 일정이 맞지 않다며 이번 주중으로 날짜를 다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홍 대표는 3일 문 총장이 “(홍 대표 예방은) 시기를 적절히 판단하겠다”고 말하자 즉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권력이 힘 있을 때는 숨죽이다 힘이 빠질 때면 승냥이 같은 수사만 하는지 참으로 후진적인 사정기관이다.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서 국민의 신뢰를 쌓으라”고 검찰을 비판하기도 했다.

야권에서는 문 총장이 이례적으로 여야 대표를 찾아가 만나는 것에 대해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일부 나온다. 4대 권력기관장(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가운데 유일하게 정치권을 찾으면서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야권 관계자는 “검찰총장이 정치권의 문지방을 들락날락하는 게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막을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여당이 비판하는 국정원의 정치 개입과 다를 게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한편 홍 대표는 7일 한국당 혁신위원들과 만찬 간담회를 갖고 당 혁신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등 ‘후방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혁신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적 혁신은 진척이 없는 상태다. 혁신위는 4, 5일 1박 2일로 열린 워크숍에서 당 강령 개정, 조직·제도 정비, 인적 청산 순의 3단계 절차로 혁신안을 마련하기로 잠정 합의하면서 민감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적 유지 여부와 계파 청산 문제 등은 후순위로 미뤄뒀다.

송찬욱 song@donga.com·박훈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