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링허우/양칭샹 지음·김태성 옮김/312쪽·1만4000원·미래의창
마치 “서울 강남의 집을 사려면∼” 등의 표현과 비슷한 이 말은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자조 섞인 농담이다. 심각한 주거난을 겪고 있는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대도시의 현재 모습에 대한 불만을 담은 표현이다. 집값뿐 아니다. 치열한 입시부터 취업난 그리고 결혼을 포기하는 현상까지. 우리나라의 청년세대와 쏙 닮은 중국의 청년세대 ‘바링허우’를 분석했다.
바링허우(八零後)는 1980년대생을 뜻한다. 중국인민대 문학원에서 학자이자 시인으로 활동하는 저자 역시 1980년생이다. 언론 등에서 1980년부터 시행된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의 대상자이자 중국 유행을 선도하는 세련된 젊은이로 묘사되는 이들의 실상을 면밀히 파헤쳤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과 유복한 가정에서 성장해 박사학위 취득을 앞둔 학생 등 실제 바링허우 5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구성이 생동감을 준다.
왠지 모를 씁쓸한 공감을 뒷맛으로 남기는 책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