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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미사일엔 의례적 성명만… 한국 사드배치만 때리는 中

입력 | 2017-07-31 03:00:00

[北 ICBM 2차 도발/韓中관계 빨간불]中외교부 “사드 중단 강력 촉구”… 北미사일 반대 성명과 함께 내놔
中매체 “박근혜 정부 노선으로 회귀”… 사드 보복조치 수위 높일 가능성 커
北, 中 건군 90주년 행사에 찬물




북한이 한 달 새 두 번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중국은 오히려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임시배치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조만간 한국에 대한 압박 및 제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사드 배치를 결연히 반대한다. 사드 배치 중단과 설비 철수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사드 배치는 한국의 안보 우려를 해결해줄 수 없고 한반도 관련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긴장 높이는 행동을 북한이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지만 ‘결연히’ ‘강력히’라는 표현은 없었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문재인 정부가 전체적으로 전(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 노선으로 돌아갔다”고 비난했다. 문 대통령과 사드 문제를 원만하게 풀겠다는 당초 기대를 접겠다는 뉘앙스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1인 집권체제 권력 강화의 분수령인 올가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있어 중국의 맞대응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 대회 전 한반도 사드 배치는 사드 완전 철회를 압박한 시 주석의 체면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중국이냐 미국이냐 선택하라’고 한국 정부를 압박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한 제3국 기업과 개인 제재)이 발동돼 정면충돌하면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입지가 더 좁아질 수 있다.

시 주석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ICBM 둥펑(東風)-31AG 등 최신형 무기를 과시하기 위해 30일 얼룩무늬 위장복을 입고 아시아 최대 훈련기지인 네이멍구(內蒙古) 주르허(朱日和)에서 열린 건군 90주년 열병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행사 직전 북한이 중국과 국경을 맞댄 자강도에서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됐다.

중국은 이날 오전 1시간 15분여 동안 진행된 열병식에서 둥펑-31AG뿐 아니라 상대 레이더를 교란하는 반(反)복사 무인기도 선보였다. 중국은 사드 레이더의 전자 신호를 추적해 파괴할 수 있는 요격 무인기를 배치했다고 밝힌 바 있어 사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최근 새로 배치된 첨단 전투기인 젠(殲)-16, 스텔스 전투기 젠-20, 최신 지대공미사일인 훙치(紅旗)-22, 잉지(鷹擊)-83K 공대함 미사일 등 최첨단 무기가 총동원됐다.

중국중앙(CC)TV는 1만2000여 명 병력과 129대 항공기, 571대 군 장비가 동원됐으며 40%는 처음 공개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열병식이 열린 장소를 ‘전쟁터(沙場)’라고 표현하면서 실전 분위기를 냈다. 시 주석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중국군”을 강조해 이번 훈련이 중국의 군사굴기를 공식화하는 동시에 북한 미국 등에 대한 시위임을 드러냈다.

중국군은 북한이 미사일을 쏜 28일 북한에서 멀지 않은 동북지방인 창춘에서 대규모 공군 훈련을 실시했고 27∼29일에는 서해에서 구축함인 하얼빈함이 실제 적 함대를 공격 침몰시키는 실탄훈련을 진행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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