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디스플레이 교체 겹쳐… 투자 적기 안 놓치려 발빠른 대응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14조 돌파… 반도체-모바일, 사상최대실적 견인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슈퍼 호황과 디스플레이 업계 기술 세대교체가 겹치면서 투자가 늘어났다”며 “새 정부 출범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투자 실적을 발표하려는 재계 분위기도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27일 삼성전자는 2분기(4∼6월) 실적 공시 후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상반기(1∼6월) 누적된 투자 금액이 22조5200억 원이었다고 발표했다. 1분기(1∼3월) 9조8200억 원이 집행됐고 2분기에는 12조7000억 원이 투자됐다. 지난해 전체 투자 금액(25조5000억 원)에 육박하는 금액이 올해 상반기에 이미 투입된 것이다. 이전까지 삼성전자의 최대 투자 기록은 2015년의 25조5200억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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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투자로 2분기 순현금 규모는 전분기 대비 19조1000억 원가량 줄어든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흔히 ‘사내유보금’이라고 부르는 개념처럼 회사가 현금을 단순히 곳간에 쌓아만 두는 게 아니라 지금처럼 꼭 필요한 투자 적기를 기다렸다가 대규모로 집중 투자해 초 기술 격차를 유지하려는 전략”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도 하반기에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D램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및 3D 낸드의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투자액을 당초보다 37% 이상 늘리기로 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바뀌는 사업 환경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 증설 투자를 집중시켰다. 최근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를 차기 아이폰 디스플레이로 채택하면서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비해 중소형 OLED 투자가 늦었던 LG디스플레이도 올해 사상 최대인 7조 원을 투입하고 2020년까지 총 15조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부품(DS) 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2분기 매출이 61조 원, 영업이익 14조700억 원으로 창사 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DS 부문 실적도 사상 최대다. 전체 영업이익 14조700억 원 가운데 8조 원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로만 벌어들였다. DS 부문 영업이익이 8조 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률(매출 중 영업이익의 비중)은 45.7%를 기록했다. 이익률이 높기로 유명한 애플도 영업이익률 최고치는 2012년의 35.3% 수준이었다. IT모바일(IM) 부문도 지난해 ‘갤럭시 노트7’ 발화로 입은 상처를 모두 회복했다. IM 부문 영업이익은 4조600억 원으로 시장 기대치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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