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뇌종양 수술 받고도 표결 출석
미국 공화당의 원로급 인사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적극적으로 해온 존 매케인 연방 상원 군사위원장(81·공화·애리조나)이 뇌종양 수술 뒤에도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최근 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 제거 수술을 받은 매케인은 미 상원 의회에서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정체돼 있던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ACA) 폐지’ 관련 토론 개시를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25일(현지 시간) 폭스뉴스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매케인은 이날 미 상원에 출석해 오바마케어 폐지 토론 개시 찬반 여부를 묻는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지면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적극적인 협력을 강조했다.
매케인은 연설에서 “(내가 기억하는 어느 때보다 현재 상원은) 더 당파적이고, 더 부족(tribal)에 가깝다”며 “(협력이 부족한 건) 양쪽(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공화당과 민주당)는 너무 많은 이슈와 관련해 시간을 낭비해왔다”며 “우리가 복도 건너편(상대방)의 도움 없이 이길 방법을 찾으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매케인은 왼쪽 눈 위에 혈전 제거 수술을 받은 흔적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도 이날 취재진과 동료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려는 공화당을 강하게 비판해 온 무소속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과도 반갑게 인사를 나눴고, 샌더스가 즉흥 왈츠를 제안하자 춤을 추는 등 웃음도 자아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