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재판-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등 최근 정치적 상황에 답답함 토로 “민정수석실 문건 공개 말이 되나” 박근혜 前대통령 참모들 겨냥해 비판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왼쪽)를 사촌 처제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15일 병문안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12일 소화불량으로 자주 식사를 거르게 돼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출처 신동욱 공화당 총재 페이스북
12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동관 VIP실에 입원한 김 전 총리는 전반적인 건강검진을 받았고 16일 현재 영양제 주사를 맞고 있다. 김상윤 특보와 처남인 박준홍 자유민주실천연합 총재가 김 전 총재 입원을 도왔다. 김 전 총리는 입원하지 않으려 했지만 장기간 식사를 걸러 쇠약해지자 주변에서 입원을 적극 권유했다.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조만간 퇴원할 예정이다.
김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의 실패로 보수가 수세에 몰린 상황에 대한 스트레스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못마땅함이 맞물려 최근 식사를 일절 못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김 전 총리는 14일에도 박 전 대통령 재직 중 만들어진 민정수석실 문건과 메모 300여 건이 공개됐다는 뉴스를 접하고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병문안을 다녀온 측근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민정수석실 문서가 공개되는 게 말이 되느냐. 도대체 박 전 대통령을 모신 참모들이 어떻게 했기에 이렇게 통제력이 없느냐”고 탄식했다.
박 전 이사장은 김 전 총리를 병문안한 다음 날인 16일 동아일보와의 전화에서 “타계한 (부인) 박영옥 여사 생각이 많이 나시는 듯했다”며 “‘(박 여사가) 이런 상황에서 내조하면 좋은데…’라며 (박 여사) 유택(幽宅·묘소)에도 가보고 싶다고 말하셨다”고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수사와 재판 이야기를 하며 ‘연민의 정’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한다. 병실에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 전현직 정치인들이 보낸 위로 화환이 가득했다고 박 전 이사장은 전했다.
김동혁 hack@donga.com·권기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