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공대 브라운 교수 “지구 10배 크기 ‘행성 9’ 존재 가능” 캐나다 빅토리아대 섕크먼 교수 “카이퍼 벨트서 행성 흔적 못찾아”
지난달 코리 섕크먼 캐나다 빅토리아대 교수팀은 카이퍼 벨트의 소천체 4개를 정밀 분석했지만 미지의 행성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흔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천체망원경으로 해왕성 너머의 우주 영역을 관측하는 ‘태양계 외곽 기원 조사(OSSOS)’를 수행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논문 초고 온라인 등록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org)’에 지난달 19일(현지 시간) 공개됐고 곧 국제학술지 ‘천문학 저널’에 게재될 예정이다.
○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소천체, ‘행성 9’로 설명 가능”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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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의 콘스탄틴 배티진 교수와 마이클 브라운 교수가 카이퍼 벨트 소천체 6개의 움직임을 컴퓨터 모델로 시뮬레이션 한 결과, 행성 9가 존재한다는 이론적 증거를 찾았다고 국제학술지 ‘천문학 저널’에 발표했다. 소천체들의 규칙적인 움직임은 공전주기가 2만 년인 행성 9가 소천체 무리의 반대편에서 중력을 상쇄시킨다고 가정했을 때만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 태양계 인근 거대 행성 발견된 적 없어…“행성 9 없이도 소천체 설명 가능” 반박
태양계 행성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발견된 외계행성은 3600여 개에 이르지만, 태양계 인근에서 크기가 지구보다 크고 해왕성(지구의 17배)보다 작은 행성이 발견된 적은 없었다. 학계에서 행성 9의 존재에 의구심을 갖는 이유다. 엘런 스토팬 미국항공우주국(NASA) 수석연구원은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2만 년이 걸릴 정도로 광범위한 천체의 움직임으로 소천체 궤도를 설명하는 것은 무리”라며 “행성 9의 존재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한 섕크먼 교수도 “카이퍼 벨트 소천체들의 움직임에서 행성 9를 가정해야 하는 부분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셰퍼드 연구원은 “OSSOS로 관측한 소천체 4개 중 3개도 행성 9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행성 9의 존재 여부를 뒤집을 정도로 치명적인 연구 결과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현재까지 이론적으로 행성 9의 중력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진 소천체는 단 12개뿐이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행성과학그룹장은 “최소한 행성 9 궤도 주변의 모든 천체의 움직임도 행성 9의 영향을 받는지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