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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종 충북도지사 “충북, 6대 신성장 산업 주도… 정부도 미래 먹거리 지원을”

입력 | 2017-07-13 03:00:00

[시도지사 릴레이 인터뷰/문재인정부에 바란다]




《“도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면 도지사로서 도정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고 봅니다. 도민의 마음을 읽으려면 일단 만나야 합니다. 만나서 같이 얘기하면 소통이 되고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27일 충북도청 본관 앞 정원에서 진행된 동아일보-채널A 공동 인터뷰에서 이시종 충북도지사(70)는 이같이 강조했다. 소통을 중시하는 스타일 덕분에 그는 최근 한 시민단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적 소통형 지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론조사가 잘못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미소 짓던 이 지사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민주적 소통형 지사’로 가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정통 행정관료로 출발해 기초단체장과 국회의원, 광역단체장까지 지내며 한국 지방자치 역사의 산증인으로 인정받는다. 올해 충북의 화두를 미래로 세계로, 더 높이 더 멀리 전진하자는 뜻의 ‘비천도해(飛天渡海)’로 삼은 이 지사는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을 가감 없이 밝혔다. 》



지난달 27일 충북도청 본관 앞 정원에서 진행된 동아일보, 채널A 공동 인터뷰에서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중앙집권적이고 수도권 위주였던 정책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지방을 살리는 행정을 펴 나가길 바란다”고 새 정부에 당부했다. 청주=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 보인다. 지난해 무예대회 개최에 이어 2019년 세계대회 유치를 추진 중인데….

“충북은 스포츠 무예 산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진천에 국가대표 선수촌이 들어왔고, 충주에는 세계무술축제와 세계무술연맹이 있다. 지난해 청주에선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치렀다. 스포츠 무예는 미래산업이자 블루오션이다. 스위스 로잔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스포츠경기연맹(GAISF)의 존재로 세계적인 도시가 됐듯이 충북을 스포츠와 무예를 겸비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치를 신청한 ‘스포츠어코드컨벤션’은 어떤 행사인가.

“스포츠어코드컨벤션(SAC)은 스포츠계의 ‘유엔 총회’로 이해하면 된다. SAC는 IOC 위원을 비롯해 국제스포츠기구 국제스포츠연맹 등 2000여 명의 국제스포츠 행정가가 참석하는 국제스포츠계의 최대 컨벤션이다. 2003년 스페인에서 처음 열렸고 2006년 서울에서 4회 대회가 개최됐다. SAC가 서울에서 열렸을 때 당시 퇴출 위기였던 태권도를 올림픽에 잔류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대회를 충북이 유치하면 국제적인 스포츠·무예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개최한 세계무예마스터십을 2019년에 GAISF와 공동 개최하는 것도 논의 중이다.”

(이 지사는 이날 인터뷰 직후 충북을 찾은 프란체스코 리치 비티 SAC 회장을 만나 준비 상황을 설명했다.)

―‘6대 신성장 산업’ 육성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6대 신성장 산업은 △바이오 △화장품 뷰티 △태양광 △정보통신기술(ICT) △유기농 △항공산업을 말한다. 충북은 바다가 없는 유일한 곳이다. 그래서 조선이나 철강 자동차 같은 산업이 들어올 수 없다. 지금까지는 이런 사업장이 있는 곳을 부러워했다. 하지만 더 이상 부러워만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내륙에서도 가능한 산업을 선정했는데 마침 세계경제의 흐름과 맞아떨어졌다. 충북이 한국에서 제일 먼저 6대 신성장 산업을 선점해 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분야다.”

―‘구구팔팔(9988)’이라는 정책을 전국에 확산시켰다는데….

“구구팔팔은 ‘99세까지 팔팔하게 살자’는 뜻이다.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농촌이나 변두리 지역 노인들을 위한 것이다. 도시에서 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농촌으로 갖고 가 똑같이 진행하는 것이다. 전문 강사가 정기적으로 농촌 등을 찾아 프로그램을 열고 더불어 노인들에게 자식 같은 역할도 한다. 그래서 나이 드신 어르신들의 호응이 매우 높다. ‘행복지킴이’도 호응이 높다. 종종 발생하는 고독사를 막기 위해 비교적 건강한 노인을 선정해 아침저녁으로 마을을 돌며 건강 등을 관리하는 것이다.”

―9월에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들었다. 벌써 7회째라고 들었는데 취지가 궁금하다.

“국내에 중국인 유학생이 많이 있다. 이들을 상대로 2박 3일 동안 충북에서 여러 행사를 하고 있다. 한국어 웅변대회나 중국음식 만들기 경연 같은 행사다. 중국 측 고위 인사도 오고, 유학생 학부모나 중국 언론의 관심도 높다. 중국인 유학생들은 미래 충북의 자산이자 한국의 자산이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한중 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미리 투자를 한다는 개념이다. 충북이 공공외교를 한다고 보면 된다.”

―앞으로 문재인 정부와 어떻게 협력할 생각인지….

“그동안 충북은 정부로부터 많이 소외됐다. 이런 것들이 문재인 정부 때 해소되기를 바란다. 특히 충북이 공들이고 있는 ‘6대 신성장 산업’은 충북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것인 만큼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동안 한국은 중앙집권적이고 수도권 위주의 정책을 펼친 게 사실이다. 지방은 늘 소외됐었다. 이것을 새 정부가 해결하면 좋겠다. 우리도 많이 뒷받침하겠다. 또 기업과 노동자가 서로 상생하는 일자리, 청년·여성·노인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드는 데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다시 말하지만 ‘블루오션’인 스포츠 무예 산업의 육성이다. 스포츠 무예를 주제로 영화와 애니메이션 테마공원 회의장 등 여러 가지 사업을 할 수 있다. 이것을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산업으로 만들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이시종 충북도지사::

충북 충주시 주덕읍 덕련리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청주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71년 제10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중앙과 지방의 여러 공직을 거치며 내무와 경제 지방 등 다양한 행정 경험을 쌓았다. ‘일 잘하는 사람’, ‘평범한 목민관’ 같은 수식어가 그를 따라다녔다. 1995년 7월 민선 1기 충주시장을 시작으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2004년 4월 제17대 총선(충북 충주) 때 국회로 진출해 재선의원이 됐다. 2010년 지방선거 때 충북도지사에 도전해 당선됐고 재선에 이르렀다. 기초와 광역단체장,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패한 적이 없어 ‘선거의 제왕’으로 불린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 이시종 충북도지사 인터뷰는 13일 오전 8시에 시작하는 채널A ‘김현욱의 굿모닝’에서도 방송됩
니다. 다음은 김기현 울산시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