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허민희 교수(왼쪽)가 최근 유방암 수술을 받은 김모 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유방암 환자를 위한 심리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환자의 재활을 돕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허 교수는 김 씨 유방의 혹과 병기(病期)를 감소시키기 위해 선행적 항암요법을 6차례 실시했다. 이어 왼쪽 유방전절제술과 감시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했다. 수술 후 유방 조직검사에서는 유방암 병기가 2기로 진단됐다.
허 교수는 “김 씨를 추적관찰해 재발이나 전이의 징후가 나타나지 않으면 1∼2년 지난 뒤 왼쪽 유방 재건수술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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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여성 가운데 유방암 관련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1년 10만3841명에서 2015년 14만874명으로 4년간 3만7033명이나 증가했다. 2015년 연령별 여성 유방암 환자는 10대 13명, 20대 457명, 30대 7506명, 40대 3만6547명, 50대 5만4463명, 60대 2만8513명, 70대 1만1217명, 80대 2158명이었다.
특히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고 자연스럽게 과거보다 나이 들어 첫 아이를 낳게 되면서 유방암 발병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여성의 초혼 연령은 2014년 29.8세로 2004년 27.5세보다 늦어졌다. 2014년 서울시 조사에서도 서울 거주 여성의 평균 초산(初産) 연령은 31.5세로 20년 전보다 5년쯤 늦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만혼(晩婚) 여성의 첫 모유 수유 시기가 늦어지다 보니 유방암 발생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만혼에 출산을 경험하지 않은 여성 가운데서 유방암 발생 비율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늦은 나이에 결혼해 유방암에 걸렸을 때다. 35∼40세 유방암 환자가 항암 치료를 받으면 폐경이 될 확률이 4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를 갖고 싶어도 갖기 어려울 수가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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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병원 유방갑상선외과센터는 유방암 등에 걸린 환자에게 최적화된 ‘맞춤 암치료 솔루션’을 제공한다. 조기 진단과 치료 방향 결정을 위해 한 공간에서 당일 진료, 당일 검사가 이뤄진다. 외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혈액종양내과, 성형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이 환자와 함께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다학제 협진을 펼친다. 환자 중심의 암 진단에서부터 수술 그리고 유방 재건 및 심리치료까지 한 번에 논의할 수 있는 원스톱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허 교수는 “인하대병원은 수술 후 환자에게 나타나는 우울함과 불안 증세를 치유하기 위해 유방암 전문 코디네이터, 종양전문 간호사, 영양사, 환자 도우미(유방암 치료 경험자) 등 진료 지원 그룹이 다각도의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