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나원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017년 7월은 삼성 나원탁(23)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한달이다. 프로 새내기인 그는 1일 인천 SK전에서 데뷔 첫 선발출전의 영광을 안았다. 이어 5일 포항 롯데전, 7일 대구 넥센전에서도 선발 마스크를 써 1년차 포수로서는 파격적으로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다. 기분 좋은 승리의 기운도 동반됐다. 삼성은 나원탁이 선발출전한 4경기에서 3승을 챙겼다. 새로운 ‘활력소’의 등장에 모처럼 팀 분위기도 밝아졌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나원탁의 1군 도전기는 우여곡절이 많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경기 속에서 이 풋내 나는 안방마님은 저만의 성장통을 겪고 있다. 첫 선발출전이었던 SK전은 무난한 데뷔전이었다. 조금 더 격하게 표현하자면 크게 ‘할 일’이 없었다. 이날 삼성 선발투수 우규민은 6이닝 2실점의 깔끔투로 SK타선을 꽁꽁 묶었다. 나원탁은 우규민의 공을 잘 받는 정도 선에서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경기 후 김한수 감독이 “좀 더 많은 상황이 발생했다면 경기운영능력을 보기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말할 정도였다.
1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삼성 우규민 나원탁 배터리가 5회말을 마친 뒤 덕아웃으로 향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나원탁은 5일 포항 롯데전에서 다시 1회부터 홈플레이트에 앉았다. 그는 1회초 수비에서 손아섭의 도루를 잡아낸 데 이어 외국인투수 재크 페트릭과도 찰떡 호흡을 자랑해 팀의 6-5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에서도 자신감 있는 스윙으로 2안타를 뽑아내 포항팬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받았다.
7일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던 나원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나원탁의 7월은 온탕과 냉탕을 빠르게 오고간 한주였다. 새내기 포수로서는 배울 것이 많은 기간이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는 법이다. 나원탁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 그는 실수를 발판삼아 성장하는 거목의 ‘떡잎’이 될 수 있을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