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 “무역적자 용납못해… 바로 협상 시작”, 자동차-철강 직접 거론하며 압박 문재인 대통령 “현재 협정 양국에 호혜적”… 靑 “전면 재협상 합의로 보긴 어려워” 트럼프, 방위비 분담금 증액도 요구
첫 만남서 악수 신경전 없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평소 외국 정상을 만났을 때 독특한 악수법으로 화제를 모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 대통령과는 4초간 가볍게 흔드는 무난한 악수를 했다. 워싱턴=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무역적자를 용납할 수 없다. 한국과 재협상을 지금 바로(right now)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공정한 부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해 한미 방위비 분담 재협상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북핵 대응 협력에 대한 청구서로 한미 FTA와 방위비 분담 재협상을 요구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공동언론발표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가 체결된 이래 미국의 무역적자는 11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 그다지 좋은 딜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장벽을 없애고 시장의 진입을 더욱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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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두 정상은 제재와 대화를 활용한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테이블로 조속히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며 “북한은 북핵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한미 양국의 확고한 의지를 과소평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핵 동결’에 이은 ‘핵 폐기’의 2단계 비핵화 로드맵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공감대를 이뤘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금년 중 한국을 방문하도록 초청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상회담은 당초 예정보다 20분 연장돼 총 70분간 진행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FTA에 불합리한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자는 것”이라며 “전면 재협상에 합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확대회담에서 “현재 조약(한미 FTA)은 양국에 호혜적”이라면서 “정상 범위에서 벗어나거나 한 게 있다면 우리가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이승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