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자료사진
급식조리원과 교무보조, 돌봄전담사 등 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1만 5000여명이 전날에 이어 30일 이틀째 총파업을 벌인 가운데,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급식조리원으로 일하고 있는 고혜경 씨가 파업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면서 학교 비정규직 파업 배경을 토로했다.
고 씨는 30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저도 아들과 딸을 둔 두 자녀 엄마이기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프다”면서 “아이들 밥을 굶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서 마음 아프고 속상하다”고 밝혔다.
이런 미안함에도 파업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저희가 무기계약직이다 보니까 정규직 조리사와 비정규직 조리사 간에 보이지 않는 차별, 무시 이런 것 때문에 굉장히 자존감도 떨어진다”며 “또 처우에서도 임금이 50% 정도 차이가 난다.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그래서 이런 상황까지 만들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1시 정도쯤에 배식이 끝난다. 그러면 그때 아이들이 남긴 밥으로 점심 한 끼를 때우고 바로 설거지에 들어간다”며 “아이들이 먹었던 식판이나 조리할 때 썼던 그런 기구들을 설거지를 하고 한 4시 정도에 마무리하고 4시 20분쯤에 퇴근한다”고 덧붙였다.
고 씨는 “가장 힘들고 어려운 것은 연차나 병가가 있어도 마음대로 쓰질 못한다. 또 학교 급식실 천장이나 후드를 청소할 때가 굉장히 힘들다. 천장이나 후드를 닦을 때 국솥이나 튀김 솥 위로 올라가서 닦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저도 한 번 뒤로 떨어져서 허리를 다친 적이 있었다”며 “그런데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해서 학교나 교육청이 구해주지 않고 저희들 보고 대체인력을 구해오라고 한다. 잘 아는 사람도 없고 이제 구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제가 빠지면 동료들한테 피해가 가고 그러다 보니까 허리에 복대를 차고 (일할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는데 정규직과 처우까지 똑같이 해 달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 아니냐’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희들은 정규직처럼 공무원 시켜달라는 것도 아니고, 교사를 시켜달라는 것도 아니다”며 “지금 정규직에 한 50% 수준의 임금을 받는데, 한 80% 수준의 임금은 받아야 되는 것 아니냐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범 동아닷컴 기자 eurobe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