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이미 수술조차 어려워”… 가석방 알려진 날 친구에 절규 “北의 웜비어 석방과 뭐가 다르냐”… 국제사회 ‘해외치료-완전석방’ 촉구
중국 민주화 운동가 류샤오보의 아내(화면 속)가 24일 옥중에 갇힌 남편의 건강을 걱정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출처 홍콩 밍보
노부부가 재회한 곳은 간암 판정을 받고 최근 가석방된 류샤오보가 치료를 받고 있는 선양(瀋陽)의 한 병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샤는 남편의 가석방 사실이 알려진 뒤인 24일 가까운 친구와의 영상통화에서 “(남편은) 이미 수술조차 받기 어렵다. 방사선 치료도, 화학 치료도…”라며 울부짖기도 했다. 류샤 역시 남편이 2010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뒤부터 가택연금 상태였으며 심각한 우울증을 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민주화에 청춘을 바친 노부부의 눈물의 상봉 소식에 국제사회에서는 중국 당국을 향한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류샤오보가 이미 지난달 23일 간암 말기 진단을 받았는데도 바로 가석방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당국의 뒤늦은 조치를 비판했다. 류샤오보의 변호사는 “그의 상태가 매우 안 좋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병마와 사투를 벌이는 시한부 환자를 뒤늦게 가석방한 것은 인권 침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혼수상태에 빠지고 나서야 석방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례와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이세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