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에… 年8000명 ‘위험한 평양여행’

美-유럽 등 北전문 여행사 100곳 “시카고보다 산책에 안전” 유혹

“북한은 범죄가 없고 교통사고도 거의 없다. 안전 측면에서 미국 시카고나 마이애미보다 평양 거리가 더 산책하기 좋다.”

2012년부터 독일에서 북한 관광 상품을 전문으로 취급해온 여행사 평양트래블의 안드레 비티히 대표는 최근 북한 내 외국인 관광객들의 안전에 대한 본보의 질문에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북한에 갔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억류 17개월 만에 혼수상태로 귀국했다 6일 만에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졌지만 세계 곳곳에서 북한 관광 업체들이 성업 중이다. 본보가 독일 영국 중국 호주 등 각국의 북한 전문 여행사를 취재한 결과 세계 유일의 폐쇄 국가에 대한 호기심은 여전했다. 비티히 대표는 “북한은 해외 관광객 통계를 내지 않지만 연간 8000명 정도라고 보면 된다”며 “전 세계에 북한 여행을 주선하는 관광사가 100개 이상 있다”고 말했다.

웜비어의 여행을 주선한 중국 영파이어니어투어도 지난달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동안 매년 1000명 수준으로 부진했지만, 올해는 2분기까지 실적이 좋아 연내 1500명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여행사는 최근 홈페이지의 ‘자주 묻는 질문’ 코너에 “당신이 그들의 이데올로기를 모욕하지만 않는다면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방문하기 안전한 나라일 것”이라고 썼다. 다만 웜비어 사건을 염두에 둔 듯 “더 이상 미국 여권을 가진 관광객은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