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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화하는 인간-진화하는 유인원, 지구의 미래 건 일전

입력 | 2017-06-22 03:00:00

‘혹성탈출: 종의 전쟁’ 예고영상 공개




영화 ‘혹성탈출: 종의 전쟁’ 속 유인원 리더 시저. 아래쪽 사진은 한국 언론과 화상회의에 참여 중인 배우 앤디 서키스(왼쪽)와 맷 리브스 감독.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세계에 퍼진 치명적인 바이러스 ‘시미안 플루’. 유인원은 날로 진화하지만 바이러스 탓에 인간들은 점차 지능을 잃고 퇴화한다. 인류는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유인원도 그들의 생존을 걸고 ‘종의 전쟁’을 시작한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2011년)과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2014년)에 이어 세 번째 시리즈인 ‘혹성탈출: 종의 전쟁’이 8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번 영화에서 유인원 리더 시저는 인간과 같은 생각을 하고 언어도 구사할 줄 알게 된다. 하지만 진화할수록 인간을 향한 증오와 분노는 더 커진다.

20일 서울 CGV왕십리에서 열린 화상회의에서 시저를 연기한 앤디 서키스(53)는 “영화 초반에 시저는 공감 능력을 갖춘 유인원의 리더로서 인간과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지만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인간에 대한 공감력을 잃고 전쟁의 임무를 수행하는 리더로 변한다”며 “전편에 비해 어두운 여정으로, 굉장히 까다로운 연기였고 내면적으로 어려운 시험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예고 영상에서는 인간 군대와 유인원 무리의 전투 장면이 포함돼 있어 기대감을 높였다. 앞서 1편에서는 진화한 유인원 시저의 탄생과 성장기를 통해 인간의 오만함이 초래한 인류의 위기를 그렸고, 2편에서는 멸종 위기에 놓인 인간과 유인원 사이에 시작된 전쟁을 통해 ‘둘의 공존이 가능한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이번에는 ‘인간과 공존할 수 있다’고 믿었던 유인원 리더 시저가 가족과 동료를 무참히 잃은 뒤 퇴화하는 인간과 진화하는 유인원 사이에서 지구의 미래를 결정할 전쟁에 나선다는 내용을 담았다.

영화에 등장하는 유인원들의 연기는 센서를 통해 배우의 움직임을 포착해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영상 속에 재현하는 ‘모션 캡처’ 기술로 구현됐다. 전편에서도 유인원 시저 역을 맡았던 앤디 서키스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골룸과 ‘킹콩’의 킹콩 캐릭터를 창조해내며 모션 캡처 연기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이번 시리즈에선 표정만으로도 시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연기하려고 애썼고, 인간과 같은 면모를 보여주지만 한편으로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는 두 가지 모습을 담아내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맷 리브스 감독은 영화에 대해 “유인원을 통해 인간을 알아간다는 게 ‘혹성탈출’ 시리즈의 가장 큰 미덕”이라며 “인간의 야만성으로 인해 벌어지는 전쟁이나 범죄는 심각한 문제이며 이럴 때일수록 공감 능력의 중요성을 느낀다. 영화를 통해 이를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