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태 주멕시코대사관 참사관
하지만 이 같은 중남미 시장은 현재 중국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단순히 중남미를 우리의 완성품 수출시장으로만 생각하면 빠른 시일 내에 경쟁력을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에겐 현지 사회를 깊이 이해하는 인재가 부족하다. 외교 현장에서는 건설적 의제 개발보다는 의전에 신경 썼다. 그러다 보니 중남미 관계에서 창의적이고 발전적인 의제를 개발하지 못했다.
중남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시장을 철저히 분석하고 우리의 장점을 앞세워야 한다. 이곳 소비자들은 제품을 우리나라에 비해 오래 쓴다. 그러다 보니 첨단 제품과 유행이 지난 제품이 함께 유통된다. 소비자 계층도 다양해 서비스 산업에서도 계층별로 목표를 정해 공략할 수 있는 틈새가 많다.
또한 중남미 사람들은 우리가 기술 집약적 사업 아이템을 제시하면 먼저 제휴를 제안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디지털 기술 등의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정부 규제는 적고 시장 친화적인 경제정책을 펼치기 때문에 사업이 일정 궤도에 올라서면 경영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작은 편에 속한다.
광물, 수산물, 농산물, 임산물 등을 비롯한 자원이 풍부한 점은 중남미 시장의 강점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인 생명공학기술 산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자생 동식물 자원의 확보에 유리하다. 서둘러 공동으로 자원을 개발하는 협력의 틀을 선점해야 한다. 중남미의 풍부한 생물자원과 우리의 과학기술, 자본, 마케팅 능력을 합하면 일자리 창출과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중남미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가 파라과이 농·목축업 환경과 조림 환경을 조사하던 중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온 이민자들은 모두 농촌을 떠났지만 일본, 독일 이민자들은 천문학적 부농으로 성장해 있었던 것이다. 고부가가치 농업에 종사하면서 모국의 식량 안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박선태 주멕시코대사관 참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