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군서 발진… 정찰총국 소행 추정 사진 555장 촬영… 엔진 고장나 추락 軍 “생화학무기 탑재해 공격 가능”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를 공중 촬영한 북한 무인기의 발진 및 복귀 지점이 강원 금강군 일대로 21일 밝혀졌다. 군 당국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무인기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군 조사결과 무인기는 5월 2일 오전 10시경 군사분계선(MDL)에서 북쪽으로 7km 떨어진 금강군의 북한군 무인기 운용부대 인근에서 이륙한 뒤 MDL을 넘어 성주 사드 기지를 촬영한 후 북상하다 인제군 남면 야산에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 당국자는 “엔진 비정상(고장)으로 연료를 과다 소모해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대남정찰총국 소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북한 무인기는 이륙 후 추락 때까지 2.4km 고도에서 시속 90km로 총 5시간 30여 분 동안 490여 km를 비행하면서 총 555장의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군 관계자는 “비행경로에 공군의 저고도탐지레이더들이 있었지만 무인기 크기가 너무 작아 포착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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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는 백령도 무인기보다 연료통과 배터리 용량이 2배가량 늘었고, 날개폭도 40cm가량 커 최대 비행거리가 600km로 추정됐다. 기존 북한 무인기보다 2배가량 더 멀리 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 무인기는 3kg가량의 폭약을 달고, 최대 300km 떨어진 곳까지 타격할 수 있지만 큰 위력을 발휘하긴 힘들 것”이라면서도 “생화학무기를 실어 후방지역까지 충분히 날려 보낼 수 있고, 특히 북한은 탄저균을 공중 살포할 수 있도록 무기화하는 노력을 지속 중”이라고 말했다.
군은 이번 사태를 정전협정과 남북불가침 위반으로 규정하고, 유엔군사령부에 관련 조사를 요청해 그 결과에 따라 대북 항의 등 대응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