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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고 교양강좌로 우뚝 선 ‘21세기 장성아카데미’

입력 | 2017-06-21 03:00:00

1995년부터 주민-공직자 대상으로 매주 목요일 다양한 강좌 개최
정호승 작가 등 유명인사들 총출동… 22일 1000회째 강의는 김제동 진행




전국 지방자치단체 교양강좌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21세기 장성아카데미’가 22일 1000회 째를 맞는다. 장성군 제공

‘문불여장성(文不如長城)’. 흥선대원군은 ‘호남팔불여(湖南八不如)’를 말하면서 ‘학문으로는 장성에 견줄 만한 곳이 없다’고 했다. 장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수사로 지역의 자부심을 드러내는 말이다.

장성이 문필(文筆)의 고장임을 알려주는 건 또 있다. 22일 1000회째를 맞는 ‘21세기 장성아카데미’다. 장성군은 이날 오후 4시 장성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방송인 김제동 씨를 초청해 ‘천 번의 두드림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를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연다.

○ 전국 최고 사회교육 브랜드


장성아카데미는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지만 사람을 바꾸는 것은 교육이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1995년 9월 15일 첫 강의를 시작했다. 매주 목요일 주민과 공직자 등을 대상으로 개최해온 이 강좌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교양강좌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지금까지 내로라하는 정계 관계 학계 재계 예술계 저명인사가 강단에 섰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윤은기 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 임권택 영화감독, 탐험가 허영호, 홍수환 전 복싱 세계챔피언, 방송인 이홍렬, 도종환 시인, 정호승 작가 등이 다녀갔다. 이젠 유명인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 거쳐 가야 할 인기 강단이 됐다.

장성아카데미는 주민과 공무원의 의식 변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매주 강의에 300여 명이 참여해 현재까지 수강 연인원이 36만27명에 달한다. 장성군 인구가 4만7000여 명임을 감안하면 주민 1명이 8번 정도 강의를 들은 셈이다. 장성아카데미는 전국 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경기도의 ‘21세기 희망의 경기포럼’, 충북도의 ‘청풍아카데미’, 대구시의 ‘달성아카데미’ 등 비슷한 형태의 강좌가 200여 개나 생겼다.

유명 강사들의 강연을 들으려고 광주는 물론이고 인근 시군에서 아카데미를 찾는 외지인도 많다. 장성군은 한국 최장의 지방자치단체 강좌로서 기네스북 등재도 준비 중이다.

○변화와 혁신이 최장수 비결

장성아카데미가 전국 최고의 사회교육 브랜드로 명성을 쌓은 것은 끊임없이 변화를 꾀했기 때문이다. 2011년 12월부터 강의 30분 전에 다채로운 감성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지루할 수 있는 강의에 재미와 신선함을 주기 위해 국악 오케스트라 전통무용 마술 댄스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펼친다.

2014년 8월부터 매월 한 차례씩 강의를 지역의 현안과 사회 이슈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토크 콘서트’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강사와 별도로 전문가를 좌장으로 선정해 연단에서 함께 토론하는 방식이다. 지역 현안에 대한 논의와 대안 제시로 주민 참여율이 부쩍 늘었다. 올 3월부터 수강생들이 직접 무대에 서는 ‘옐로우 마이크 타임’을 도입했다. 강연 시작 전 5분간 누구나 참여해 자유발언을 할 수 있다.

‘명강사 명강의 앙코르 특강’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년이 넘은 아카데미 역사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그동안 다녀간 최고의 강사를 다시 초청하고 있다. 강사 900여 명 가운데 2회 이상 다녀간 강사가 33명이나 된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장성아카데미가 장수할 수 있었던 것은 꾸준히 명품 강사를 초빙한 데다 변화와 혁신을 꾀했기 때문”이라며 “역대 강사를 장성군 ‘멘토’로 위촉하는 등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발전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