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볼로냐 ‘알칸타라 디자인’전
자동차 인테리어 소재로 널리 알려진 알칸타라는 몇 년 전부터 라이프스타일 업체와 패션 브랜드와 함께 수많은 협업 제품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이탈리아 볼로냐의 아쿠르시오 궁전 앞마당에 설치된 다양한 색상의 알칸타라가 사용된 물레방아 전시물. 알칸타라 제공
알칸타라는 소재 이름인 동시에 브랜드명이다. 가죽의 일종인 스웨이드와 비슷해 보이지만 그보다 가볍고 실크처럼 부드러운 촉감을 지닌 신소재다. 가죽과 달리 물에 강하고 내구성, 내열성까지 갖췄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주로 자동차 인테리어 소재로 사용됐다.
특히 고급 자동차는 알칸타라를 빼고 말하기 어렵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벤틀리, 포르셰, BMW, 벤츠 등이 알칸타라를 주로 사용해 왔다. 5일 현지에서 만난 알칸타라사의 안드레아 보라뇨 회장(66)은 “알칸타라는 제작 과정이 복잡한 비싼 프리미엄 소재다. 최고급 자동차 한 대에 10m의 알칸타라가 쓰인다면 보급형 자동차에는 0.5m 정도만 쓰일 정도다”라고 말했다.
알칸타라가 적용된 제품은 다양하다. 위쪽부터 미국의 디자인가구 레오룩스의 안락의자, 독일 음향업체 젠하이저의 헤드폰. 알칸타라 제공
보라뇨 회장은 “MS는 노트북 출시 때 알칸타라 사용을 특별히 강조했고 매출도 늘었다”며 “알칸타라는 사용할 수 있는 분야가 다양하다. 거의 모든 라이프스타일 제품에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및 디자이너와의 협업도 활발하다. 럭셔리 브랜드 샤넬의 올해 가을·겨울 패션쇼에 알칸타라 소재로 만든 옷을 입은 모델들이 등장했다. 또 럭셔리 가죽 브랜드 토즈는 가방 안감으로 알칸타라를 채택하기도 했다.
디자이너가 원하는 대로 주문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이 알칸타라의 가장 큰 장점이다. 제작 단가가 비싸지만 다양한 두께와 색상은 물론이고 기존 가죽은 불가능했던 다양한 프린트를 담을 수 있다. 샤넬, 카를 라거펠트 등 유명 브랜드와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디자이너 젠투카 비니는 “알칸타라는 개성 강한 소재로 다양한 프린트 사용이 가능해 디자인 창조에 한계가 없다. 동물 보호를 위해 가죽 제품 사용을 꺼리는 소비자들도 알칸타라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볼로냐=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