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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 “60년대 최고인기 사이클, ‘투르 드 코리아’로 재도약”

입력 | 2017-06-10 03:00:00

스타 출신 ‘빌트모아’ 조성환 회장
국내 최초 아시아경기 2연패… 1회 동아사이클 첫 구간 우승
“14일 개막 대회 많은 응원을”




펑크난 사이클 메고 달려 전국체전 우승 ‘한국 사이클의 전설’이었던 조성환 회장. 들고 있는 사진은 조 회장이 1968년 서울운동장에서 열린 전국 체전 사이클 트랙경기 1만 m에서 펑크가 난 사이클을 어깨에 멘 채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는 모습이다. 우승은 그의 차지였다. 이승건 기자

“제가 선수였을 때만 해도 사이클은 최고 인기 종목이었어요. 그 인기의 절정이었던 동아사이클대회가 없어진 뒤 도로 사이클이 침체기에 빠졌지만 투르 드 코리아가 생긴 덕분에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죠.”

패션업체 ㈜빌트모아의 조성환 회장(77)은 사이클 선수 출신이다. 강원 춘천고 재학 시절인 1957년 사이클에 입문한 뒤 당대 최고의 선수로 명성을 떨쳤다. 1964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던 조 회장은 국내 사이클 최초로 아시아경기 2연패(1966년 방콕, 1970년 방콕)를 달성했다. 1968년 막을 올린 동아사이클대회 영광의 첫 구간 우승자도 그였고, 1969년 제2회 대회 개인종합 우승도 조 회장의 차지였다. 후배들의 말대로 ‘한국 사이클의 전설’이라고 할 만하지만 조 회장은 “고생하던 촌놈이라 요령 피우지 않고 죽기 살기로 타니까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며 웃었다.

“1964년 도쿄 올림픽에 갔을 때 교포분들이 이런 얘기를 전해 주더군요. 1958년 도쿄 아시아경기 사이클 도로 경기에서 제 선배들이 개인종합 1, 2, 3위는 물론이고 단체종합까지 휩쓸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태극기가 하나밖에 없어 부랴부랴 마련하느라 시상식이 5시간이나 지연됐대요. 당시 우리 선수들이 타던 자전거는 요즘과 비교하면 고철 덩어리였죠. 그걸 타고 적어도 아시아에서는 정상을 휩쓸었으니 대단한 일이었죠.”

춘천시청 소속으로 뛰다 1967년 국내 첫 사이클 민간 실업팀 펩시(칠성)에 입단했던 조 회장은 1970년 5월 결혼과 동시에 은퇴를 선언했다. 운동을 평생의 업으로 삼기에는 이른 시절이기도 했고 “한 집안의 가장이 짧은 ‘빤스’ 입고 다니는 게 보기 흉하다”는 어머니의 말씀도 은퇴를 결심한 배경이었다. 이후 한동안 운동을 쉬었지만 주위의 강권으로 그해 8월에 개막한 방콕 아시아경기에 마지막으로 출전해 금메달을 땄다. 조 회장은 은퇴 뒤 사업으로 일가를 이루는 한편 1996년부터 2004년까지 대한사이클연맹(현 자전거연맹) 부회장으로 한국 사이클 발전에 기여했다. 지금은 대한자전거연맹 경기인 원로회 회장을 맡고 있다.

“모든 운동이 그렇겠지만 사이클은 정말 건강에 좋아요. 이 나이에도 이렇게 다리와 손이 튼튼하잖습니까. 투르 드 코리아 같은 사이클 대회를 언론에서 많이 다뤄 주세요. 그래야 관심이 확산되고 저변이 늘어나니까요. 후배들의 건투를 응원합니다.”

2007년 출범해 11회째를 맞는 투르 드 코리아 2017은 14일 전남 여수에서 시작해 18일 서울까지 이어진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