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새 설정액 2배 가까이 증가… 종목 투자 ‘액티브’는 반토막 밑으로 글로벌 증시 동조화 현상 심화 추세… “수익률 평준화 등 부작용” 우려도
반면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개별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액티브펀드’에서는 자금이 꾸준히 빠져나가고 있다.
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001년 4371억 원에 불과했던 패시브펀드 설정액은 2008년 8조1564억 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5조7956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액티브펀드 설정액은 2008년 73조1373억 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줄곧 하향세를 보여 지난해 말 32조5249억 원까지 줄었다.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들도 액티브 운용 비중을 낮추고 ETF 비중을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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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증시가 호황일 때는 공격적 성향의 액티브펀드에 자금이 몰리지만 최근에는 이런 공식도 빗나가고 있다. 최근의 상승장이 철저하게 삼성전자 등 초대형 우량주가 이끄는 장이다 보니 ‘흙 속의 진주’처럼 저평가된 종목을 찾아 높은 수익률을 노리는 게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오랫동안 박스권(1,800∼2,200)에 머무르면서 액티브펀드 수익률이 저조했던 탓에 쉽사리 투자자들이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운용보수 등 수수료 명목의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패시브펀드의 장점으로 꼽힌다.
패시브펀드 비중이 늘면서 주식시장의 특성도 달라지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비슷하게 오르내리는 동조화 현상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자금에서 패시브펀드의 투자 비중이 확대되면서 미국 증시가 오르면 다음 날 국내 증시가 연달아 오르는 등의 동조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패시브펀드의 인기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인덱스에 편입된 종목들이 함께 움직이면서 수익률이 평준화되다 보니 상승장에서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언제라도 인덱스펀드로 눈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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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