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우 다쳐 1군 올라온 다음날 ‘역대 최소 이닝 달성’ 진기록 5회 투런은 삼성 울린 결승포… 2회 동점 빌미 준 실책도 만회
정진호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5회말 투런포를 날리며 일찌감치 사이클링 히트를 확정짓는 순간. 이 한방으로 정진호는 프로야구 최소 이닝 사이클링 히트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정진호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삼성을 상대로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최근 주전 우익수로 나서던 박건우(27)가 햄스트링으로 빠진 자리에 6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정진호가 대신 들어선 것. 박건우의 부상이 이 경기 전까지 타율 0.233(43타수 10안타)을 기록 중이던 정진호에게 행운의 대기록을 선물한 셈이 됐다. 정진호도 이날 경기 후 “(박)건우에게 제일 고맙다”며 웃었다.
정진호는 1회 첫 타석부터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치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이어 2회말에는 가장 치기 어렵다는 3루타를 때리는 데 성공했다. 정진호가 우중간으로 날린 타구를 잡으려 삼성 중견수 박해민(27)이 몸을 날렸지만 글러브에 닿지 않았고 그사이 정진호는 3루에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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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호가 때린 홈런 공은 삼성 우익수 구자욱(24)이 챙겼다가 두산 더그아웃에 전달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기 전까지 이 사실을 미처 모르고 있던 정진호는 “구자욱이 원래부터 센스가 있는 친구다. 이번 3연전 때 밥 한 번 사주기로 했는데 아주 맛있는 걸로 사줘야겠다”고 말했다.
정진호가 5회말 때린 홈런은 두산이 7-7에서 9-7로 달아나게 하는 홈런이기도 했다. 두산이 이 점수 그대로 승리하며 이 홈런은 결승 홈런이 됐다. 정진호는 이날 7회말에도 단타를 추가하며 5타수 5안타 2타점 3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정진호가 한 경기에서 안타를 4개 이상 친 적도 이날이 처음이다.
그렇다고 모든 게 좋기만 했던 건 아니다. 정진호는 팀이 3-1로 앞선 2회초 1사 1, 3루에서 삼성 이지영(31)이 때린 타구를 쫓다가 포구 위치를 놓치면서 동점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정진호는 경기 후 “딱 맞는 순간부터 라이트 불빛에 공이 들어갈 것 같았는데 결국 그렇게 됐다. 왜 하필 이런 일이 일어나나 속상했다. 선발 투수 유희관(31) 선배에게 정말 미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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