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파고 9단 ● 알파고 9단 1국 3보(21∼28)
전보에서 봤듯 흑 A로 젖히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에 21로 차분히 넘어가는 것이 정수다. 여기서 백 알파고는 A로 막지 않고 손을 돌려 백 22로 좌하 흑 한 점부터 공략하고 나선다.
알파고의 특징 중 하나가 ‘손 빼기’다. 바둑은 부분의 합이 아니라 전체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관돼 있기에 어느 한 곳의 변화에만 집중해선 안 된다. 알파고의 손 빼기는 그동안 입증된 알파고의 넓은 시야와 관련 있어 보인다. 한 부분을 미리 결정짓지 않고 상황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것이다. 백 22에 흑 알파고도 23의 손 빼기로 응수한다.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다.
백 알파고는 24, 26으로 좌하 귀의 품을 넓히고 흑 알파고는 27로 우변의 품을 넓힌다. 상대의 수에 반응하면 주도권을 빼앗긴다고 보는 것일까. 그 비밀은 알파고만이 알고 있다. 여기서 또 알파고의 기상천외한 수가 나온다. 백 28이다. 물론 참고도 백 1처럼 평범하게 두면 흑 2로 좋지 않긴 한데 그렇다고 백 28을 인간은 떠올릴 수 있을까.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