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일 개막 뮤지컬 ‘캣츠’서 ‘올드 듀터러노미’役 맡은 브래드 리틀
‘캣츠’의 캐릭터 피규어와 함께한 브래드 리틀. 그는 “‘캣츠’의 모티브가 된 T S 엘리엇의 연작시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분석하고 대사를 외우니, 삶에 대한 은유와 성찰이 담겨있어 알면 알수록 아름답고 깊이 있는 작품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설앤컴퍼니 제공
다음 달 11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캣츠’ 내한공연에서 선지자 고양이 ‘올드 듀터러노미’ 역을 맡은 브래드 리틀(53·미국)은 설레는 표정이었다.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3일 그를 만났다. ‘오페라의 유령’에서 팬텀 역을 2700여 회나 맡아 ‘영원한 팬텀’으로 불리는 그지만 ‘캣츠’ 첫 출연의 설렘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신인 배우 같았다.
올드 듀터러노미는 고양이들의 지혜로운 지도자로, 성악 발성에 큰 체격을 지닌 베테랑 배우가 맡는다. 풍부한 성량과 중량감 있는 목소리로 ‘지킬 앤 하이드’ ‘에비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에 출연하며 20여 년간 무대를 누빈 그에게 딱 맞는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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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츠’는 해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배우들을 훈련시킨다. 올해는 배우들이 애용하는 향수를 리허설용 꼬리에 각각 뿌린 뒤 냄새로만 자기 꼬리를 찾게 했다.
“젊은 배우들은 금방 찾던데 저는 나이가 있는지라 3, 4번 실패한 끝에 겨우 해냈어요. 또 올드 듀터러노미는 주로 서 있는데요, 직립한 고양이 자세가 꽤 어렵더라고요.”
이번에 공연되는 ‘캣츠’는 군무의 역동성을 강화해 더욱 생동감 넘치게 업그레이드됐다.
“초반부에 고양이들이 다 함께 격렬하게 춤추는 장면이 있어요. 아, 진짜 힘들어요. 참, 늦게 입장하시면 제 춤을 못 보니까 꼭 일찍 오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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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어른이 ‘리틀’의 앞 글자를 따서 ‘이 서방’이라고 부르세요. ‘빵 서방’이라고 하니 한국 관객들의 ‘대표 서방’이 된 것 같아 기분 좋네요.”
그는 제작자로도 영역을 넓히고 싶다고 말했다. “영어로 된 공연을 만들어 아시아 투어를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곤 해요. ‘캣츠’ 공연이 끝나면 중국에서 도전해 볼 예정이에요.”
한국에서 많은 공연을 해 온 만큼 한국 뮤지컬계에 대해서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특히 제작비 가운데 스타 배우의 개런티가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인 톱 배우의 출연료는 브로드웨이의 3, 4배나 돼요. 리키 마틴이 받는 수준이죠. 제작에 쓸 비용이 줄어 작품의 질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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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오브 라만차’의 돈키호테 역을 꼭 해보고 싶어요. 코믹하면서도 진중한 면이 있는, 깊이 있는 캐릭터죠. 다음에는 돈키호테 역으로 인터뷰할 수 있길 고대할게요.”(웃음)
7월 11일∼9월 10일, 6만∼15만 원. 1577-3363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